바람에 흔들려 오버파 플레이, 최나연이 메이저 2승째 도전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심술궂은 바람에 박인비(25ㆍKB금융그룹)의 샷이 흔들렸다.
박인비가 여자골프 사상 초유의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275만달러) 2라운드다. 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ㆍ6672야드)에서 이어진 둘째날 1타를 잃어 공동 22위(2언더파 142타)에 머물렀다. 최나연(26ㆍSK텔레콤)이 5타를 줄이는 고감도 샷으로 선두(10언더파 134타)에 나서 메이저 2승째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인비는 첫 홀부터 보기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6번홀(파4) 버디로 가까스로 만회한 뒤 전반에서는 제자리걸음이었다. 후반 들어서는 더 거세진 바람에 타수를 지키기도 힘들었다.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보태며 결국 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그나마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2m 지점에 붙여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3라운드를 기약했다.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이 94%나 됐지만 홀과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 퍼팅 수가 무려 37개로 치솟아 '컴퓨터 퍼트'라는 애칭이 무색했다. 오전조로 출발한 선수들은 잠잠한 바람에 간간이 내린 비로 페어웨이와 그린이 부드러워지면서 비교적 편안한 플레이를 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박인비 역시 "(바람이 별로 불지 않은) 오전조가 오늘 특히 유리했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옆바람이 심해 공을 핀으로 보내기 쉽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최나연이 반면 훨훨 날았다. 버디를 6개나 끌어 모았고 보기는 1개로 틀어막았다. 5번홀(파5)에서는 10m가 넘는 버디 퍼트가 빨려 들어가는 등 대부분 그린에서 고전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퍼트 수가 29개에 그쳤다. 최나연은 "사실 브리티시오픈이 내가 가장 성적이 잘 나는 대회"라며 자신감을 곁들였다.
사이키 미키(일본)가 두 차례의 샷 이글을 앞세워 6언더파를 몰아치며 2위(9언더파 135타)로 껑충 뛰었고, 모건 프레슬(미국ㆍ8언더파 136타)에 이어 이지영(28ㆍ볼빅)과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5언더파를 추가해 공동 4위(7언더파 137타)에서 우승경쟁을 펼치고 있다. 공동 3위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한 전미정(31)은 8타를 까먹고 '컷 오프'됐다. 2010년과 2011년 우승자 청야니(대만)도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 4경기 연속 '컷 오프'되는 극심한 난조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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