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이 에너지 자원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인도양으로까지 확대했다.
중국과 미얀마를 잇는 283km 길이의 가스관이 29일(현지시간) 가스 수송을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가스관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중국은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해졌고 미얀마와의 경제 및 에너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도 키울 수 있게됐다. 미얀마는 천연가스 매출로 인한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게됐다.
만드는데 3년 넘게 걸린 가스관은 지난 5월 완공됐으며 운영은 중국 국유 에너지기업 CNPC가 맡고 있다. 이 가스관은 미얀마 항구도시 차우크퓨(Kyaukpyu)에서 중국 쿤밍(昆明)까지 이어지며, 최대 수송량은 중국 연간 가스 소비량의 6%에 해당하는 120억㎥다.
가스관과 나란히 놓여진 송유관은 내년 가동을 시작한다. 중국은 송유관을 이용하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조달한 석유를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의 말라카 해협을 거치지 않고 인도양을 통해 운송할 수 있어 운송 거리를 1200km 줄일 수 있다.
중국은 이번 가스관과 송유관 건설 사업에 25억달러나 투입했다.
이번 가스관, 송유관 사업은 최근 몇 년간 진행된 중국과 미얀마의 공동 프로젝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가운데 나와 더욱 의미가 깊다.
중국 정부는 2011년 미얀마 북부에 36억달러 규모 미트소네 댐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미얀마 정부가 갑작스레 생태계 파괴와 주민들의 주거환경 피해를 이유로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중국 자원개발 공사와 미얀마의 군부가 함께 추진한 미얀마 최대 구리 광산 개발 프로젝트도 인근 주민의 항의가 거세 지난해 말 공사가 중단됐다.
FT는 가스관이 성공적으로 가동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중국과 미얀마 사이에 일련의 충돌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부 미얀마 시민단체들은 중국이 너무나 적은 대가를 지불하고 에너지 수송을 위해 미얀마의 영토를 이용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미얀마 중부와 북부 지역에 에너지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어서 미얀마를 통해 중국이 실어 나를 수 있는 에너지량을 두고 양국 간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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