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귀국 기내간담회...사회 동성애자 수용,여성사제 서품은 반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와 동성애 전력 사제들에 대해 전임 교황들보다 훨씬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여성 사제 서품은 반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일주일간의 세계청년축제를 마치고 이탈리아로 귀국하는 교황 전용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1시간 20여 분 간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동성애자인 사람이 선한 의지를 갖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기내 간담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3월 선출된 뒤 가진 사실상 첫 기자회견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톨릭이 동성애 행위를 죄악으로 가르치고 있지만 사회는 동성애자들을 온전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언급은 동성애자를 차별해서는 안 되며, 동성애 취향은 죄가 아니며 동성애 행위 자체가 죄악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의 이런 태도는 지난 2005년 뿌리 깊은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은 사제가 될 수 없다는 문서에 서명한 전임 교황 베네틱토 16세에 비해 크게 완화된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내의 강력한 ‘동성애자 로비’(게이 로비)에 대한 물음에 “게이인 것과 로비를 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면서 “문제는 이런 성향을 가진 게 아니라 로비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동성끼리의 결혼을 반대하는 바티칸의 기존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톨릭 교회의 입장을 잘 알고 있지 않느냐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여성의 사제 서품 문제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는 이미 분명히 ‘안된다’고 밝혔다”고 전제하면서 “자선단체 회장이나 미사에서 사제를 돕는 소녀 복사 등 교회 내에서 여성의 역할 자체가 제한돼서는 안 되며 더욱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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