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시즌 9승(3패)을 달성한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추신수(신시내티 레즈)의 무안타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선배는 동생의 역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안타와 볼넷을 각각 2개와 1개밖에 내주지 않으며 시종일관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지난 5월 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12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9개의 삼진을 잡으며 7회까지 팀의 3-1 리드를 잘 지켰다. 눈부신 역투로 평균자책점은 종전 3.25에서 3.14로 낮아졌다. 앞선 19경기에서 누적한 96개의 탈삼진도 내셔널리그 26번째로 100개를 돌파했다.
팀의 4-1 승리를 이끈 비결에 대해 류현진은 “컨디션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변화구 제구가 낮게 형성됐고 패스트볼에 힘이 실렸다”고 했다. “변화구를 준비하며 스피드보다 각에 신경을 많이 썼다”란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로 류현진은 최고 시속 95마일의 패스트볼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고르게 구사, 무려 네 차례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초반 2개의 장타를 맞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좌우 코너워크에서 능숙한 제구를 발휘했다. 투구 수 109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70개였다.
그 덕에 기대를 모은 추신수와의 맞대결에서도 류현진은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세 차례 승부에서 안타 없이 볼넷 1개만을 허용했다. 1회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볼넷을 내줘 아쉬움을 보인 류현진은 이후 위력적인 구위로 추신수의 배트를 꽁꽁 묶었다. 3회 시속 129km의 체인지업으로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고, 6회 시속 120km의 커브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 추신수는 9회 다저스 마무리 켈리 얀센과의 대결에서도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쳐 시즌 타율이 종전 0.287에서 0.285로 떨어졌다.
류현진은 추신수와 벌인 첫 대결에 대해 “같은 팀에서 뛰는 상상은 했었지만 이렇게 만나게 될 줄 몰랐다”며 “다저스타디움에 한국 팬들이 많이 왔는데 그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맞대결 내용에 대해선 “신수 형이 파워가 있고 컨택이 좋아 투구에 신경을 많이 썼다. (평소보다) 강하게 던졌는데 구속이 꽤 나왔다. 다른 경기보다 긴장이 돼 첫 대결에서 볼넷을 허용한 것 같다”고 복기했다. 이어 “(상대 팀이지만) 신수 형이 안타를 한 개도 치지 못해 아쉽다”라고 밝혔다.
추신수는 자신의 무안타보다 팀의 패배에 아쉬워했다. 경기 뒤 “팀이 져서 아쉽다. 현진이가 경기를 지배했다. 굉장히 잘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비디오로 봤을 때보다 공이 더 좋았다. 완급 조절도 탁월했다”며 “어느 팀에 가도 2, 3선발투수로 무리 없이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한국 관중에 대해선 “이런 느낌으로 야구를 몇 번이나 할 수 있을까 싶었다”며 “부담이 많았는데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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