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생수 매출이 두유까지 제치고 음료 매출 2위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집집마다 물을 끓여먹는 대신 사먹는 경우는 증가한 반면 저출산의 영향으로 두유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영유아용 두유 판매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음료 매출을 살펴본 결과 올해 처음으로 1월부터 현재까지의 생수 누계 매출이 두유를 앞질렀다.
2000년에는 음료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하던 생수는 2005년 9.8%, 2010년 15.7%, 작년 18.2%로 구성비가 증가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19.8%를 차지하며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생수는 2000년만 하더라도 과즙음료, 탄산음료, 두유, 이온음료 다음으로 5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01년에는 이온음료를 제치고 4위, 2007년에는 탄산음료를 제치고 3위에 올랐고, 올해 처음으로 두유마저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특히 지난 해 삼다수 유통권에서부터 촉발된 생수 전쟁이 ‘백산수’, ‘백두산 하늘샘’ 등 각 업체들의 신상품 경쟁으로 확대되는 등 생수 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날씨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봄이 점차 짧아지고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올 상반기 생수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가량 늘었다.
반면 2위 자리를 내준 두유의 경우에는 저출산에 의한 영유아 수요 감소로 인해 주요 타깃층을 변경하는 등 분주하다.
두유는 2000년 당시 구성비 10.6%로 과즙음료, 탄산음료 다음으로 3위를 차지하다가 2003년 25.0%로 탄산음료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라선 후 10년 만에 생수에게 2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2000년에는 전체 두유 매출의 62.7%가 ‘영유아용 두유’였으나 10년 후인 2010년의 영유아용 두유 매출 구성비는 23.2%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같은 기간 0~4세 인구는 313만명에서 222만명으로 29.1% 줄었다. 이 같은 영유아 수요 감소에 각 업체들은 콩과 함께 참깨 등 다른 곡물을 섞어 혼합 두유를 개발, 건강기능식품으로 변모해 성인 시장에 어필하고는 있으나 이미 성숙한 건강기능식품 시장 환경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의 의견이다.
하언정 롯데마트 음료 MD(상품기획자)는 “과즙음료는 올해 현재까지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연간 구성비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올 한해 생수 매출은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 음료 시장 1위를 노려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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