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사람의 오줌 성분을 분해해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한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이 영국 과학자들에 의해 실현됐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대학교와 브리스톨로보틱스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미생물연료전지(MFC)를 이용해 미량의 전력을 충전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MFC는 오·폐수 내에 존재하는 유기물의 화학에너지를 미생물의 촉매작용을 활용해 전기에너지로 직접 전환하는 생물전기화학 장치다.
이 실험에서는 미생물 균체를 겹겹이 쌓은 실린더에 오줌을 통과시켜 박테리아가 오줌에 포함된 포타슘이나 소듐 성분을 분해하도록 하고, 이 과정을 통해 전기를 생산해 냈다. 그 결과 삼성전자 휴대폰을 이용해 간단한 통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웹서핑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을 충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영국왕립화학회(RSC)가 발간하는 재료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피지컬 케미스트리 케미컬 피직스(PCCP)에 게재했다.
연구에 참여한 웨스트잉글랜드대학의 로아니스 레로풀로스 박사는 "오줌으로 배터리를 충전한다는 발상은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한 것으로, 재미있는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저 폐기물이라고만 생각했던 오줌을 전력생산에 활용하는 것은 환경 친화적이며 더 발전시킨다면 배터리를 완충하는 수준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 미생물연료전지는 자동차 배터리 정도의 크기지만 많은 분야에 응용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계속 연구해 실제 자가전력 생산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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