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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대우건설의 '이례적 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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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박영식 신임 사장에 주가 3년내 두배 올리도록 주문…약정체결 앞둬

산업은행-대우건설의 '이례적 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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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산업은행과 대우건설간 고강도의 경영개선 약정이 세간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박영식 사장에게 3년간 주가를 최소 1만5000원으로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또 연간 단위로 실적을 평가, 최악의 경우 CEO와 임원 해임이 가능하도록 제재방안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대우건설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개선 약정 내용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당초 박 사장 취임 직후인 16일까지는 약정서에 대한 서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미세조정 과정을 거치며 약정 체결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약정서에는 연간 단위의 주가와 당기순이익 등 경영 목표가 제시된다. 경영목표는 박 사장이 사장 응모 때 제시한 계획을 토대로 산업은행의 주문 사항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경영목표 달성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와 제재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PEF) 형태로 투자된 것이지만 연결재무제표로 인해 대우건설의 주가와 경영실적이 산업은행의 실적으로 직결된다"며 "목표 주가와 당기순이익에 대한 목표치 둘 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2010년 12월 지분인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평균 1만5000원에 대우건설 주식 51%를 매입했다. 총 투자금액은 약 3조2000억원이다. 그런데 대우건설에 투자한 PEF의 해산 시점은 2015년 10월이다. 산업은행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앞으로 3년 안에 대우건설 주가를 매입가격인 최소 1만5000원으로 끌어올려야 할 입장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주당 2만원 정도에 팔면 1조원의 매각 차익을 올릴 수 있다. 18일 오전 기준 대우건설 주가가 7100원대여서 두 배 이상 주가를 부양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최악의 상태인 건설경기를 감안할 때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치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산업은행이 제시한 주가 목표치가 1만1000원인데 현재 주식 시장 상황에선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와 함께 목표 달성에 따른 강력한 제재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제재방안엔 인센티브 감액부터 사장을 비롯한 관계 임원에 대한 해임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과 대우건설이 맺는 경영개선 약정과는 별도로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사장과 5개 사업본부장간 2단계의 약정도 체결된다. 임원들도 제재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개선 약정을 매년 체결하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사장이 선임됐고 펀드 해산 시점이 임박해지며 강도가 높은 약정체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대우건설 임원들은 실적과 구조조정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 180여명의 임원 중 30% 감축을 목표로 한 구조조정안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최근 임원 인사에서 30여명의 임원이 옷을 벗은데 이어 연말 조직개편 때 추가로 20여명 정도가 회사를 떠나야 한다. 대우건설의 한 임원은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살아남았지만 연말쯤 또 어떤 상황에 처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지난 15일 임시주총에서 사장을 비롯한 임원 퇴직금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퇴직금 조정안을 통과시켰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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