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SK그룹내에서 SK하이닉스의 입지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반도체 가격의 상승과 SK그룹 편입후 미뤄뒀던 투자가 진행되며 기술경쟁력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경쟁사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의 모바일D램 구매를 주문할 정도다. 2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 재진입도 예상돼 SK하이닉스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제안한 모바일D램 구매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구매 물량, 시기를 결정하진 못했지만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의 구매 의사가 확실하고 SK하이닉스 역시 일정 물량만 유지된다면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선에서 합의를 이뤄 곧 물량과 시기를 확정하고 공급을 시작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두 회사는 공급시기·물량 등을 놓고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의 연간 모바일D램 생산량 10% 정도를 주문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연간 3억개 이상의 모바일D램 공급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모바일D램 구매 의사를 밝힌 까닭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스마트폰 시장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늘어나며 모바일D램이 없어 제품을 못만드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선진국 위주로 보급됐던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개도국, 후진국으로 이어지며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생산하는 모바일D램 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SK하이닉스에 구매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SK하이닉스에게는 큰 기회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삼성전자에 모바일D램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면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생산 물량도 늘릴 수 있어 시장점유율 확대와 이익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의 꾸준한 상승도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3년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0년 2분기 이후 3년 동안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밑돌았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계 1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25~30%에 달한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17~1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5년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을 추월한 뒤 8년 동안 삼성전자의 뒤만 바라봐야 했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선전하며 SK그룹 내에서의 입지도 크게 강화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 상당수가 물가 상승, 어려운 내수 경기로 인해 사업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SK하이닉스 인수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던 그룹내 경영진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강력하게 인수를 밀어붙였던 경영진들의 입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SK로의 인수는 SK그룹과 SK하이닉스 모두에게 윈윈이 됐다"면서 "안정된 투자처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배가시키며 SK하이닉스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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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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