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델 제안 주주표결서 부결 우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델이 오는 18일(현지시간)로 예정돼 있던 주주 표결 연기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델은 18일 마이클 델 창업주의 비상장사 전환 방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주주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6일 관계자를 인용해 델이 18일 표결 연기를 고민하고 있다며 델 창업주의 제안이 주주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델이 표결을 1주일 가량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 표결에서 델 창업주의 제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면 델이 18일 아침까지 표결 연기를 결정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
델은 주주들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면 델 창업주와 인수 제안가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표결을 연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델 창업주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매니지먼트와 함께 델 주식을 인수해 비상장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제시한 델 주식 인수 제안가는 13.65달러였다.
제프 피다카로 애널리스트는 "델이 그동안 주주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눴고 주주 동의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델은 13.65달러의 인수 제안가를 좀더 달콤하게 할 수 있다"며 "다만 이를 결정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델이 이미 한 차례 인수 제안가를 높일 수 없겠냐며 델 창업주 측에 제안했고 델 창업주는 13.65달러가 최선이고 최후의 제안이라며 거부한 바 있다.
창업주 델이 제안한 방안이 주주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창업주 델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로부터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창업주 델은 델 지분 16%를 보유 중이다. 현재 상황은 창업주 델에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창업주 델을 제외할 경우 8.7% 지분을 보유한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최대 주주이며 다음으로 UBS(4.7%) 블랙록(4.4%) T 로우 프라이스(4.1%)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4.0%) 등이 그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이 중 사우스이스턴과 T 로우 프라이스는 애초부터 델 창업주의 계획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사우스이스턴은 아예 아이칸에 델 주식을 팔면서 지분 비율을 줄였고 T 로우 프라이스는 15일 창업주 델의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UBS와 블랙록은 그동안 특별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블랙록도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칸은 창업주 델보다 더 좋은 가격을 쳐 주겠다며 자신에게 델 주식을 팔라고 주주들을 꼬드기고 있다.
그는 지난주 델 주주들을 대상으로 델 주식 11억주를 최소 14달러에 인수해주고 추가로 델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워런트도 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할 경우 델 주식에 대한 평가가치는 주당 15.5~18달러라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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