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이집트 과도정부가 16일(현지시간) 새 내각 각료 인선을 마무리짓고 공식 출범한 가운데 수도 카이로 등 주요 지역에서 과도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는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이 시위를 벌여 최소 7명이 사망했다.
새로 출범한 과도 정부 각료에 무슬림형제단과 누르당 등 이슬람 계열은 모두 배제돼 향후 정국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과도정부는 이날 수도 카이로의 대통령궁에서 아들리 만수르 임시 대통령이 주재한 가운데 하젬 엘베블라위 총리를 비롯한 모두 35명의 각료 취임 선서식을 개최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군부 최고 실력자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은 제1부총리까지 겸하게 돼 더욱 막강한 권한을 누리게 됐다. 지아드 바하-에딘과 호삼 에이사는 각각 제2부총리 겸 국제협력장관과 제3부총리 겸 고등교육장관으로 취임했다.
레다 하페즈 중장은 방위산업을 책임지는 방산장관에, 종교장관에는 중도 이슬람계열 대학 당국자인 무크타르 고마가 각각 취임했다. 새 내각에는 도리아 샤라프 엘-딘 문화장관을 비롯해 보건장관, 환경장관 등 3명의 여성이 포함됐다.
무슬림형제단 대변인은 이날 "이는 불법적인 정부이고, 불법적인 총리이고, 불법적인 내각"이라면서 "단 한 명도 인정할 수 없고, 이들을 정부 대표로 받아들이지않는다"며 정통성을 부정했다.
지난 15일에는 무르시 지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 이집트 보건부의 칼레드 엘 카티브는 이같이 전하면서 사망자 외에도 26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수도 카이로 내 4개 지역에서 벌어졌으며 16일 오전까지 계속됐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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