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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은 ‘의대 유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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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목포대와 순천대, “의대 없는 전남에 설치 당연”, 창원대, 공주대 “지역인재 키워내야”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올해 전국 대학의 가장 큰 이슈는 ‘의대 유치’다.


교육부가 최근 서남의대 폐과 결정을 내리자 의대 유치를 원하는 몇몇 국립대와 사립대들이 너도나도 서남의대 정원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방대의 경우 서울에 의대설립유치 사무실을 여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들의 지방자치단체장,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동원해 세를 과시고 있다.


유치열기가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의대 신설을 주장하는 대학들 사정을 들여다봤다.

이달까지 의대 유치전에 뛰어든 대학은 목포대, 순천대, 창원대, 공주대 등이다. 여기에 군산대도 의대설립에 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어 유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목포대, 순천대 “유일하게 의대 없는 도”=목포대와 순천대가 자리한 전남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의대·대학병원이 없어 의대 신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특히 이들 대학의 의대 유치전엔 지역주민들까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목포대의 경우 1990년 처음으로 의과대학 정원 신청 후 지난 22년간 의과대학 유치를 위해 꾸준히 힘써왔다. 2008년 전남도청에서 목포대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후엔 범도민운동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1월엔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발 빠르게 ‘의과대학유치추진위원회 서울사무소’를 열고 중앙정부 협조요청과 서명운동 확대에 나섰다.


더욱이 목포시는 옥암지구 대학부지 6만여평에 대해 목포대 의과대학 터, BT전문대학원, 신약개발연구소 등과 서남권 중증외상센터 등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히고 주민 간담회를 마쳤다.


목포대가 이처럼 의과대 유치에 적극 나서는 건 취약한 의료환경이다. 고석규 목포대 총장은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 전국 1위, 만성질환자 비중 전국 1위, 1인당 평균진료비 전국 1위가 전남의 열악한 의료현실”이라며 “전남 발전을 이끄는 핵심거점 지역으로 발전하기 위해 유관기관·단체들과 협조해 의과대학과 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목포대가 있는 무안군 곳곳엔 “목포대 의대 유치, 무안군민의 힘으로 일궈냅시다!” “목포대 의대 유치는 무안군의 희망입니다” 등의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줄줄이 내걸렸다.

전국 대학은 ‘의대 유치’ 전쟁 중 전남 무안군 거리에 걸린 목포대 의대 유치 희망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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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대의 의대유치 열기도 뜨겁다. 순천대는 1996년 의대 설립 타당성 연구를 시작으로 약학대와 같은 유관학과를 유치·신설하는 등 최근까지 의대설립을 위한 기초 작업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말엔 ‘의대 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 77만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최근엔 ‘의대 설립추진본부’ 문도 열었다.


송영무 순천대 총장은 “우리 대학은 1988년 한약학과를 신설했다”며 “1996년부터 의대유치에 나섰다. 이미 약학대학, 간호학과 등을 설립해 의학 인접학과를 운영하고 있다”고 유치당위성을 설명했다.


송 총장은 이어 “전남 동부권은 산업단지가 몰려있어 대형사고나 산업재해에 대비한 종합의료기관 설립이 시급하다”며 “순천·여수·광양을 아우를 의대, 대학병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목포대와 순천대가 의대 유치활동을 본격화하자 전남지역 대학가에선 어느 대학이 의대를 가져가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정작 두 대학은 이런 시선이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두 대학의 의대 유치노력은 목포대와 순천대의 경쟁을 넘어선 전남 서남권과 동부권이란 지역차원의 문제인데 자칫 대학 간 ‘이전투구(泥田鬪狗)’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창원대, 공주대 “지역의료서비스 질 높이고 인재 역외유출 막아야”= 창원대는 20년 넘게 의과대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주무부처인 교육부와 의료인단체인 의사회는 줄곧 반대입장이었다. 이런 가운데 창원대가 의대설립 추진위원회를 다시 만드는 등 의대 유치에 나섰다.


창원대는 1992년부터 의과대 설립을 추진해왔다. 1994년 창원병원의 대학병원 활용을 약속했고 2010년까지 보건의과학과, 간호학과, 보건대학원을 세웠다. 창원산재병원, 일본 산업의과대 등과 교류협약을 맺는 등 의대설립을 준비해왔다.


지난해엔 지역국회의원 후보자가 선거공약에 넣었고 경남도에선 대정부건의안 24개 항목 중 창원대 의대설립을 포함시켰다. 창원상공회의소도 여야정치권에 창원대 의대설립을 건의하는 등 지원사격을 벌였다.


이찬규 창원대 총장은 “인구 100만명 이상 9개 도시 중 창원에만 의과대가 없다”며 “지역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지역인재의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선 창원대 의대가 세워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국 대학은 ‘의대 유치’ 전쟁 중 지난 8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공주대 의대유치 추진위원회 발족 및 서명운동선포식 모습.


공주대는 가장 늦게 의대유치 대열에 뛰어들었다. 공주대는 지난 8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서만철 공주대 총장,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 민주당 박수현 충남도당위원장, 이준원 공주시장, 최승우 예산군수, 홍성·예산지역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주대 의대 설립추진위원회 발족 및 서명운동선포식을 가졌다.


공주대는 충남도청이 옮긴 내포신도시에 의과대 및 부속 대학병원을 세울 계획이다.


공주대는 ▲의료 취약지 의료서비스를 하는 공중보건의 감소에 따른 근본대책 ▲농·어촌지역의 고령인구 증가에 대비한 맞춤형 의료인력 확보 ▲지역인재를 지역의료인력으로 양성, 공급하는 의료인프라 구축 등을 의과대 설립근거로 내놨다.


공주대의 내포신도시 의대설치는 충남도에 기쁜 소식이다. 충남도는 내포신도시에 종합병원 터를 마련해놓고도 입주할 병원이 없어 고심해왔다.


충남도는 2007년 8월 건양대와 400병상 규모의 특성화병원을 세우기로 업무협약(MOU)을 맺고 시행사인 충남개발공사가 종합병원 용지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분양 가격이 3.3㎡당 246만원에 이르자 건양대가 사업성을 이유로 참여 뜻을 접었다.


이후 충남도는 서울지역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벌였지만 높은 분양가와 인구부족 등이 걸림돌이 됐다.


서만철 공주대 총장은 “수도권을 뺀 국·공립대 중 의대가 없는 시도는 충남, 전남, 울산, 세종으로 충남 유일의 국립종합대로서 특성화된 지방공공의료 인력을 키우겠다”며 “의대유치를 위해 범도민 서명운동과 맞춤형 복지실현의 현실적 대안임을 정부에 밝히는 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서울시립대, 군산대 등의 의대 신설에 관한 이야기도 지역정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월 서울시의회 제246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공공의료 인력양성 면에서 서울시립대 의대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서동완 전북 군산시의원은 지난 3월 “군산대 의대 설립을 위해 전북 정치권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대 신설에 대해선 또 다른 부실의대를 낳을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의대 정원 40명을 가져가는 식으로 의대가 유치되면 제2의 서남의대를 낳을 수 있다”며 “의대설치를 위한 교수진과 인프라 구축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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