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공모 유증 소식에 한달새 40% 급락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달 대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해 주가가 한달새 40% 가까이 급락한 게임빌로 인해 ‘큰손’ 국민연금도 수십억원대 투자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날 국민연금은 게임빌 지분 3.62%(20만1124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는 지난 4월3일 28만280주(5.04%)를 사들였다가 지난달 27일 7만9156주(1.4%)를 처분하고 남은 것이다. 소위 ‘5% 룰’에 의한 지분변동현황 공시로 국민연금의 현재 보유 비중은 5% 미만이지만 지난 4월 매입시점에 지분 보유 비중이 5%를 넘어서 공시 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게임빌 주식을 매입한 후 주가가 34% 이상 급락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달 국민연금이 매도한 8만여주 가량이 손실을 감수한 ‘손절매’ 물량이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시에 매수가와 매도가가 명시돼있지 않지만 지분변동일의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민연금의 손실 확정 규모만 약 29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게임빌 주식을 산 지난 4월3일 11만1900원이던 주가가 7만9156주를 판 지난달 27일 7만5600원까지 급락해서다. 매도한 지분에서만 주당 3만6000원 수준(총 28억7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
여기에 아직 보유 중인 20만1124주의 현재 주가대비 평가 손실 규모도 7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총 300억원 이상을 투자해 100억원 가량을 손해볼 위기에 놓였다는 얘기다.
게임빌 주가 급락의 원인은 지난달 게임빌이 공시한 928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소식이다. 급작스런 대규모 일반공모 증자 소식에 주가는 한달간 39% 이상 급락했고, 공모 규모도 600억원대로 축소됐다. 통상 일반공모 방식의 대규모 증자는 신주 발행으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효과에 공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져 악재로 작용한다.
주가 급락으로 인해 낮아진 공모가 덕에 이달 초 실시한 620억원 규모의 증자 일반공모 청약에는 2조40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리면서 회사는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하지만 증자계획 발표 이전에 게임빌을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존 주주들은 주가 급락으로 인한 손실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급작스러웠던 게임빌의 대규모 일반공모 증자 결정은 기존주주들에게는 너무 잔인한 소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