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 최수현 금감원장에 하소연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중소기업인들과 금융거래상의 애로사항 등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중소기업인들이 금융거래를 하면서 느끼는 불편사항에 대해 경청하고 이를 개선하기로 약속했다.
최 원장은 9일 구미산업단지에서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중소기업 대표들이 가장 많이 지적한 부분은 보증대출에 대한 번거로움과 비용 문제다.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보증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생각보다 높은 금액의 보증료를 부담하게 되면 힘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배선봉 산동금속공업 대표는 "처음 창업을 할 때에는 기술신용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 대출을 할 수밖에 없는데 한도만큼 대출을 끊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인숙 인당 대표도 "10년째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예전과는 달리 은행들이 대출할 때 꼭 보증서를 요구한다"며 "보증서를 발급받는 비용도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은행이나 보증기관이 중소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명확한 기준과 인력을 갖추지 못해 대출 관련 애로사항과 마찰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병홍 다인 대표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기술집약적인 기업은 초기투자비가 상당히 높다"며 "이런 업종에 대한 미래가치 평가기준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은행'이라는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도 여전히 남아있었다. 권영득 태산 대표는 "여러 가지 방면에서 은행과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았지만 여전히 정작 어려울 때 이들이 어떻게 변할 지에 대해서는 100% 신뢰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자금을 빌리는 것을 권유할 때에는 굉장히 친절하지만 정작 시설투자를 한다고 하면 시중은행에서는 잘 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수현 원장은 간담회 내내 기업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을 했으며 당장 답변이 어려운 문제들은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겠다고도 약속했다.
최 원장은 "과거의 실적이 부진했어도 기업의 미래성장성을 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등에 대해서는 보증료를 할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루아침에 이뤄지진 어렵겠지만 금융권의 안 좋은 관행도 사라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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