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TSB 회수해 워싱턴으로.. 한국 조사팀도 내일중 합류 예정
1차 분석결과 "사고기 충돌 7초전 정상보다 낮고 느리게 비행"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사고경위 파악의 중요한 단서인 블랙박스가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워싱턴 본사로 옮겨져 본격 분석에 들어갔다.
블랙박스 해독에는 NTSB와 함께 우리측 2명이 함께 참여한다. 우리측 항공조사위 조사관 1명, 아시아나 관계자 1명 등이 워싱턴으로 갈 예정이다.
블랙박스, 즉 운항 기록 장치는 이번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데버러 허스먼 NTSB 의장은 "조종석의 데이터 기록은 조종사간의 대화 내용과 사고 발생 이전 상황 등을 모두 알려줄 것"이라며 "데이터가 유용하다면 우리 조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스먼 의장은 8일 새벽(한국 시각) 공항에서 브리핑을 통해 "사고 비행기가 충돌 7초 전 정상적 착륙 때보다 낮은 고도와 느린 속도를 보였다"고 블랙박스 1차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확한 원인은 더 파악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블랙박스 해독에는 최소 6개월 소요= 통상 블랙박스를 해독하는 데는 6개월~1년 정도 소요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사고유형에 따라 블랙박스를 해독하는 기간이 다른데 이번에는 지상에서 일어난 사고여서 그 기간이 비교적 짧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고기에 장착된 블랙박스는 FDR(비행자료데이타기록장치)과 CVR(조종실음성기록장치) 등 2개로 구성돼 있다. FDR은 항공기 운항 중 각종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마지막 25시간 분량의 연속적인 데이터를 기록한다. 엔진시동 때부터 사고발생 시점까지 일련의 비행 상황, 항공기 자세, 각종 시스템의 작동 상태 등에 관한 200~300개의 자료를 저장한다. CVR은 비행종료 마지막 2시간 분량의 조종실내 음성과 조종사-관제사간 교신 내용을 기록한다. 두 장치 모두 미국 허니웰사가 제작했다.
블랙박스는 기록된 데이터를 외부 충격이나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도록 제작됐다. 최대충격 3400G까지, 화재시엔 1100℃에서 최소 30분간 안전하게 내부의 자료를 보호할 수 있다.
◆사고조사 주역은 美 NTSB=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지만 사고조사는 NTSB가 주도한다. NTSB는 항공은 물론 철도, 고속도로, 선박, 파이프라인, 유독성 물질 등의 사고를 조사하는 기관이다. 사고조사 관련 권위자로 알려진 데버러 허스먼(Deborah A. P. Hersman)씨가 미국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의장이다.
이 기관은 미국 내의 모든 항공사고와 기타 각종 운송 형태에서 발생한 사고를 조사하고 사고예방을 위해 운송안전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1967년 4월 설립됐다. 미국 정부의 민간항공사고에 대한 자료를 전산화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NTSB가 조사의 주도권을 쥔 이유는 국제기준인 국제민간항공조약 부속서 13권에 따라 사고발생국가에서 원인조사를 실시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항공기 운용국가 자격으로 합동조사에 참여한다. 사고 항공사인 아시아나는 조사권한은 없지만 결과를 통보받고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항공기 운용국가 자격으로 조사에 발빠르게 참여하기 위해 특별기편으로 항공사고조사위원회 4명과 운항안전감독관 2명 등 현지 조사단을 급파했다. 이어 블랙박스 조사를 위해 2명을 추가 파견키로 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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