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권용민 기자]아시아나항공 사고와 관련해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의해 속속 단서가 될만한 사실들이 발표되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조종사의 과실여부 등에 대한 예단은 섣부르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사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사고조사에 대한 관계자 면담, 블랙박스 해독, 당사국 간의 협의 등 절차를 거쳐 사고원인이 파악된다"면서 "조종사 과실인지 기체결함인지 계속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객관적인 데이터 상으로 항공기가 어떤 속도로 어느 상황에서 착륙을 시도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충돌이 일어났는지 단정지어 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정호 항공정책실장은 "NTSB 의장이 공식 브리핑을 가졌고 거기서 발표한 것을 우리측도 확인을 했다. 미국에서 블랙박스를 예비 해독한 객관적인 데이터라 생각이 된다"면서도 "조종사의 과실여부에 대해서는 블랙박스 사유와 비교 분석한 후 그 다음에 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굳이 예단을 갖고 접근하지 않으려는 것은 베테랑 조종사들이 쾌청한 날씨에 평소와 다름없이 착륙을 시도했으며 기체에도 이상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 실장은 "사고항공기에는 1만 시간이 넘는 교관 역할을 하는 베테랑 조종사가 타고 있었고 기종 전환 조종을 수행한 부기장이 있었다. 부기장도 9700시간 조종 경험이 있고 A320이라든가 B737 기장으로서의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격하거나 B737에서 B777로 기종을 전환할 때 기종전환 조종과정을 거쳐야 한다. 관숙비행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그런 절차"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우리 조사단이 조종사에 대한 면담을 단독으로 진행 중에 있다. 내일 조종사 관제사 등에 대해 NTSB와 합동으로 추가 면담을 실시하기로 했다. 결과를 발표할지 여부는 NTSB와 협의를 해야할 상황이고, 면담 결과만 가지고 객관적인 상황은 나올수 없을 수도 있다. 조종사 면담이후에 바로 결과가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면담이후 현지에서 공개되기로 결정됐다거나 하면 우리측도 최대한 빨리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데버러 허스먼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샌프란스시코 공항에서 열린 중간 조사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고 아시아나 항공기는 착륙안전 속도인 시속 137 노트보다 느리게 활주로에 접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허스먼 의장은 이날 2시간 분량의 조종석 녹음 기록 등 블랙박스 장치들을 분석한 결과 조종사들은 이로인해 사고 발생 7초전에 비행 속도를 높이려고 했고, 1.5초 전에는 착륙을 포기하고 재상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muse@
권용민 기자 fest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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