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대림산업 100% 매각 성공..이달 동양·AJ렌터카도 신규 발행예정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지난달 '버냉키 쇼크' 이후 위축됐던 회사채 시장에서 승전보를 울리는 기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신규 발행을 준비 중인 곳들도 여럿이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 경색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평가가 양호하고 투자자의 수요에 걸맞은 금리를 제시하는 곳들은 회사채 발행이 순조롭다. 지난달 말 대림산업은 2000억원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유효 수요자금만 2300억원이 접수되며 전량 매각에 성공했다. 금리 메리트는 크지 않았지만 해외사업에 강점을 띤 점이 기관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동양시멘트도 지난달 말 800억원 회사채 전량 매각에 성공했고, 최근 두산엔진은 900억원 중 500억원에 대한 수요를 확보했다.
신규 발행에 나선 곳도 여럿이다. 동양은 이달 1년6개월 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발행이다. 동양은 신용등급 BB급으로 투기등급에 속하지만 그동안 높은 금리를 무기로 회사채 100% 매각에 성공해 왔다.
또 AJ렌터카는 이달 2년 만기 3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한다. 지난 5월 이후 두 달 만이다. AJ렌터카는 지난 4월과 5월 회사채 발행 때 경쟁률만 각각 8.05대1, 5.44대1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최근의 회사채 시장 경색은 신경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정부가 도입 계획을 밝힌 회사채 안정화 대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시장 상황이 2001년 회사채 신속인수제, 2008년 채권안정펀드를 도입했을 때만큼 위기상황이냐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정대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1년은 회사채 전 섹터에서 금리를 아주 높게 제시해도 수요가 없었다. 시장 경색이란 표현이 적절했던 시기"라며 "지금은 시중 유동성도 풍부하고 발행도 정상으로 이뤄진다. 예전만큼 어렵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 현재 신용등급 'A-'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123bp(1bp=0.01%포인트)로 2001년 208bp, 2008년 529bp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다. 스프레드는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간 차이를 일컫는데 보통 시장 경색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스프레드가 높을수록 시장경색이 큰 것으로 평가하는 식이다.
양진수 우리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1년이나 2008년처럼 시장이 극단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은 오지 않을 전망"이라며 "정부의 직접적 지원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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