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미스춘향 출신의 배우 임유진이 7월4일 개봉하는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 '48미터'(감독 민백두)에서 탈북녀로 변신했다.
2일 소속사 이로 엔터테인먼트(대표 이건홍)에 따르면 임유진은 '48미터'에서 단지 김정일의 사진을 방바닥에 깔았다는 이유로 남편과 아이가 총살당한 뒤 벙어리가 된 시어머니와 함께 탈북을 강행하는 탈북녀 역할을 맡았다.
소속사 관계자는 "임유진이 북한말이 입에 안 붙어 답답하던 차에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난 탈북자로부터 북한말 개인교습을 받았다. 그는 그들의 사연에 귀 기울일 정도로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높고 열정이 남다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유진은 '48미터'를 통해 탈북자들의 애환과 고통을 알고 나서, 그들을 지켜달라고 40일간 새벽기도를 했다고.
임유진을 소속사를 통해 "'48미터'가 북한 인권을 다룬 예민한 영화다보니 상영이 늦춰졌다. 많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엄동설한에 고생해서 만들었다. 하지만 개봉이 안 돼 속상했는데, 이제 북한 동포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 영화의 흥행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고통에 대해 알고 따뜻한 관심과 손길을 보내줬으면 좋겠다. 또 이 영화가 그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탈북자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48미터'는 북한과 중국의 경계인 압록강을 건너는 북한 사람들의 애절한 사연을 다룬 실화라서 더 가슴이 아픈 영화이다. 경계선에서 부모님의 죽음을 목격한 자매, 죄책감에 시달리는 군인, 굶어 죽어가는 자식을 살려야 하는 부모 등 목숨을 걸고 압록강을 건너야 했던 탈북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48미터'는 지난해 9월, 세계적인 북한인권운동가 수잔 숄티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미국 하원 특별시사회에서 상영됐으며, 스위스 제네바 UN 인권위원회에서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특별시사회를 가졌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안혁 대표는 실제로 북한 포로수용소에서 3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탈북자 출신으로 "수많은 탈북자가 왜 목숨을 걸고 탈북할 수밖에 없는지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며 '48미터'의 제작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그 결과 '48미터'는 3년 동안 3백여 명이 넘는 탈북자와 그 가족들을 인터뷰해 얻은 생생하고 숨막히는 탈북 실화를 담고 있다.
한편, 임유진은 2003년 미스춘향선발대회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해 연예계에 대뷔한 후, 장우혁의 '지지않는 태양' 뮤직비디오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MBC 드라마 '2009외인구단', OCN TV영화 '아카데미 살인사건', 학교폭력 예방영화 '늦은후 愛' 등에 출연해 출중한 연기력을 과시했다.
최준용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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