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우리투자證 사장 "금투업 발전위해 봉사할 것"
임일수 한화투자證 사장 "실적부진 내가 책임져야"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주상돈 기자] 증권사 두 수장의 아름다운 퇴장이 화제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핑계 삼지 않고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지면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겠다는 용단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27일 정기주주총회 의장으로서 마지막 임무를 수행했다. 이날 황 사장은 주총 주요 안건을 통과시킨 뒤 김원규 사장 내정자 등 차기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시장 침체 등 민감한 시기에 떠나게 돼 마음이 다소 무겁지만, 든든한 후배들이 훌륭히 잘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김 사장 내정자는)지난 30여년 동안 증권업 발전을 위해 몸바쳐왔고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쌓아온 만큼 향후 업계 선도적 입지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황 사장의 덕담이 끝나자 참석한 주주 전원은 기립박수로 증권 베테랑의 '아름다운 퇴장'에 갈채를 보냈다. 또 부서장급 이상 간부들은 회사 로비에서 황 사장을 배웅하며 지난 4년간의 노고에 경의를 표했다.
황 사장은 향후 1년 동안 고문직을 수행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금융투자업계 발전을 위해 봉사할 계획이다.
임일수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조직이 새롭게 일어서기 위해서는 새 수장이 필요하다며 사퇴를 결심했다. 전날 임 사장은 전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실적부진과 직원 희망퇴직에 책임을 지고 회사에서 물러나려 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지난 21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한지 닷새 만이다.
사의 표명 직후 임 대표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통합 과정에서의 희망퇴직과 최근 다수 임원의 퇴사, 실적 부진 등을 겪으면서 직원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한 것 같아 힘들었다"며 "이제 내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에서 사의를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임 대표는 통합 후 첫 대표직을 맡으면서 통합 시너지 극대화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직원들과의 직접 소통을 위해 취임 이후부터 매주 한 번 점심식사 자리를 마련했고 지난 4월부터는 부산, 대구, 충청, 서울, 전라, 경기 지역을 차례로 돌며 전국 영업점 89곳의 임직원 500여명을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임 대표의 이러한 노력도 증권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부진을 피해가진 못했다. 여기에 통합에 따른 비용도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임 대표는 후임 대표가 선임될 때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25일 그룹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고 그룹에서 바쁘게 후임 인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후임 대표 선임까지 물리적으로 45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주상돈 기자 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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