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어 중기도 '절전' 대작전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전력 대란 우려 속에 대기업에 이어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에너지 다이어트에 적극 나섰다.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대기업과 달리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누리는 방법으로 절전을 실천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생산라인에 고효율 히트펌프를 설치해 에너지 사용을 줄일 계획이다. 히트펌프란 냉매를 이용해 저온의 열원을 고온으로 전달하거나 고온의 열원을 저온으로 전달하는 냉난방장치로 쉽게 냉장고나 에어컨, 보일러 등을 생각하면 된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전기히터 방식과 비교해 최대 65% 이상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특히 화재방지와 전기적 안정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회사는 사무실 온도를 공공기관 수준으로 유지하며 조명 전력 소비도 줄이고 있다. 직원들에겐 넥타이 없는 반소매를 입도록 해 전사 절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가구업체 한샘은 지난달 본사에 있는 라디에이터 160개를 전면 교체함으로써 여름철 급증할 냉방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4000만원이라는 교체비용이 들어갔지만 냉방효율이 20∼30% 개선되는 효과로 연간 1000만원 이상의 냉방비를 절약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 2000만원을 들여 서울 논현동과 잠실동에 있는 직영매장의 조명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바꿔 톡톡한 절전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전력 소요량이 7만㎾에서 5만㎾로 30%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달 초 IT를 이용한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을 구축한 보안전문 기업 ADT캡스는 에너지도 절약하고 각종 혜택까지 기대돼 반색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EMS를 도입한 기업에는 각종 금융ㆍ세제상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BEMS는 빌딩의 전기ㆍ조명설비, 안전설비 등의 건축설비를 대상으로 각종 센서를 통해 실내 환경이나 설비상황을 모니터링해 에너지 환경을 24시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돈을 들이지 않고 간단한 방법으로 절전에 나선 기업도 있다. 유한킴벌리는 각 층에 흩어져 있는 야근 인력을 한층으로 몰아 불필요한 소비 전력을 줄이고 있다. 서울시 대치동 본사에선 오후 7시가 넘으면 야근 직원들이 14층으로 모여 함께 업무를 본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들이 대기업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방법의 절전 활동에 나서진 못하지만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방법으로 절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너지 절약을 위해 삼성전자는 2015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자동차그룹은 피크타임에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생산간접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SK에너지 등은 자체 발전기를 최대한 이용할 계획이다.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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