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인 이민자 증가로 호주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상 부동산 가격은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통설과 달리 호주의 경제 전문가들 중국 이민자라는 새로운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현지시간) 시티은행이 컴퓨터 모델을 통해 호주의 주택가격 예측을 분석한 결과 중국 이민자가 호주 주택가격에 지속적인 반향을 일으켜 3년 후에 부동산 가격을 변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시티은행은 중국 이민자와 주택가격과 상관관계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며 다른 국가 이민자와 부동산 가격 상승은 관련성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시티그룹의 폴 브레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이민자들이 소득수준이 더 높고 다른 국가 보다 주택 소유욕이 더 크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오랫동안 중국 부유층의 이민을 독려했다. 500만호주달러(53억원 상당)를 투자하면 4년간 거주를 허용하는 비자 프로그램을 처음 받은 인물도 중국인 인형 제조업자였다.
2011년 6월 마감한 회계연도에서도 호주의 최대 이민자들은 중국인이었다. 이듬해 중국 이민자수는 7%가량 감소해 뉴질랜드와 인도에 뒤졌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호주 부동산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국의 부유층들의 해외 부동산 매입이 늘면서 선진국 집값을 띄우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 경제전문채널 CNBC에 따르면 올해초부터 이 달 중순까지 중국인들의 매입한 뉴욕의 부동산은 전체거래의 10%에 달했다.
이처럼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매입 열풍은 자국내 부동산 투자 억제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현지 부동산 투자를 막으면서 중국 부자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호주의 우수한 교육 환경도 중국 이민자들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호주는 지난해 교육사업을 수출해 벌어들인 매출이 145억달러에 달했다. 철광석과 석탄, 금에 이어 수출매출 4위를 기록할 만큼 경쟁력이 있는 분야다. HSBC은행이 최근 펴낸 보고서를 보면 호주에 자녀를 유학 보낸 중국 학부모들의 호주 주택구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달러 대비 호주달러의 가치가 떨어진 점도 해외 투자자들의 호주 주택 마련을 돕고있다. 지난 두달새 미 달러대비 호주달러는 10% 가량 떨어져 호주 주택 구입비용이 이전보다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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