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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 명소' 뚝섬 승마장 철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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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 명소' 뚝섬 승마장 철거 논란 뚝섬 승마장에서 승마회원이 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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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 모습 못보게 됩니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 뚝섬의 명물이었던 승마장 철거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승마장을 철거한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승마교관과 회원들이 반대에 나섰다.

최근 서울시는 서울시승마협회를 상대로 낸 이 승마장 부지 명도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시는 법원의 결정을 내세워 이달 말까지 승마장을 비워달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교관과 회원들은 그동안 협회의 무능력한 경영으로 빚어진 소송으로 자신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서울의 유일한 승마장을 존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만난 뚝섬 승마장의 교관, 이곳에 자신의 말을 두고 승마를 하는 자마회원 및 마필관리사들은 "서울시가 아무런 대책 없이 승마장 직원들의 일자리 빼앗고 50년 가까이 서울의 명소가 돼 온 승마장을 없애려 한다"며 "승마장을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뚝섬 승마장은 서울 성동구 성수 1가 뚝섬역 인근 서울숲 끝자락에 자리해 있다. 이 승마장은 한국마사회에서 1955년 개장해 1986년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것으로, 시는 1990년 1월까지 승마협회가 훈련원으로 무상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후 서울시와 승마협회 간에 승마장 사용료 납부ㆍ명도 청구 소송 등 갈등이 빚어졌고 지난달 서울동부지법은 "승마협회는 승마장 부지를 서울시에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협회측에 승마장에 있는 마구간, 말 70여두 등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곳에서 길게는 20년 넘게 일한 교관들과 마필관리사, 자마회원들이 철거집행 반대에 나섰다. 1992년부터 학생회원으로 이곳에서 훈련을 해 왔고, 20년째 교관으로 일하고 있는 이은정(여ㆍ42)씨는 "승마계에서 훌륭한 선수들이 배출된 승마의 요람같은 이곳을 철거하는 데 반대한다"면서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상주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전을 준비하며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데, 서울시가 아무런 대책없이 승마장을 비우라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태도"라고 말했다.


8년째 이곳에서 승마를 하고 있는 자마회원인 전진선(여ㆍ53)씨는 "승마협회가 서울시와 소송에서 패소한 데 대해 회원들에게 어떤 해명이나 책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협회가 운영하는 것보다 서울시 직영화하고 새로운 운영기구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승마를 대중화하는 공간으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협회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승마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서울시와의 부지이용 협상 등에서 무능한 경영을 해왔고, 직원들의 월급 등 처우도 수십년간 개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시도 산하단체인 협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근 주민들은 승마장 철거를 찬성하고 있다. 최성연 성수1가2동장은 "장마철이 되면 말의 분뇨 냄새가 진동을 한다"면서 "오랜기간 승마장을 없애는 걸 원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승마장이 성수중고교와 가까운 곳에 있어 학부모들의 민원이 많기도 하다"면서 "여전히 승마는 고가의 스포츠라는 인식이 커 승마장을 유지하더라도 승마를 대중화하기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승마장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해 왔던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소측은 "일단 명도소송에서 이겼고, 활용방안이 어떻든지 간에 무단사용이기 때문에 승마장을 비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승마장의 활용방안은 올 하반기께나 결정될 예정이다. 담당부서인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는 이달 중 입찰공고를 내서 다음달부터 3개월간 연구용역을 거친 후, 연말께 용역결과와 관련한 공청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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