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일부 의원도 합세...보수단체 맞불 시위에 충돌 직전까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22일에도 이틀째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해 청계광장 촛불집회가 열렸다. 일부 야당 의원까지 참여하는 등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보수 단체의 맞불 시위까지 열려 충돌 직잔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청년 이그나이트’, ‘부정선거 진상규명 시민모임’,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등 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국정원 선거개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국정원의 선거개입, 정치개입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박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중앙정보부가 없었다면 박정희 18년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정원 사건은 "극우 보수세력의 장기집권 포석" 이라 주장했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도 "국회의석만을 지키면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다"며 "주말이면 이곳에서 끝장 날 때까지 촛불을 들겠다"고 밝혔다.
오후 7시부터는 한대련 주최로 ‘대선개입 국정원 규탄 대학생 시민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에는 어제 시위 도중 경찰에 연행되었던 학생들이 연사로 참여했다. 어제 연행된 29명의 학생 중 한명인 봉우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어제 우리가 한 시위가 불법시위라는데 실제 불법인건 박근혜 정부”라며 “앞으로 조사과정 중 문제가 발견되면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대련은 이날 시위에서 범국민조사위를 통한 국정원 사건 진상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 등을 촉구하고 각 대학의 시국선언, 촛불집회 참여 등을 독려했다.
오후 9시에 문화제가 끝난 후 시위대는 “민주주의 지켜내라”는 구호와 함께 청계광장 안쪽으로 이동해 폴리스라인을 구축한 경찰들과 한동안 대치했다.
폴리스라인 앞에서 시위대는 피켓을 들고 평화시위를 보장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지만 경찰과의 직접적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고 폴리스라인에서 시위를 계속하자 3차에 걸쳐 해산명령을 내렸고, 이에 시위대는 3차 해산명령이 내려진 이후 오후 9시 30분에 자진해산했다.
해산에 앞서 김나래(25) 한대련 의장 “우리는 평화적 시위를 바랬는데 우릴 막고 가두고 있는건 누구인가”라며 “다음 시위 때는 더 크게 모여 목소리 하나로 외쳐달라”고 말했다.
한대련은 23일에는 광화문 KT 사옥에서 집회를 여는 등 항의 시위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촛불집회 현장 맞은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이 맞불 집회를 열면서 일부 보수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욕설을 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으나 경찰의 제지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
이현우 기자 knos8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