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셀트리온은 자사가 개발중인 종합 인플루엔자 항체치료제 'CT-P27'이 최근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형 H7N9형 조류 인플루엔자(AI)에도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중국 군사의학과학원 산하 병원 미생물안전국가중점연구실과 공동연구협약을 맺고 CT-P27에 대한 세포기반 효능시험을 진행했다. 생체 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시험이다.
그 결과 매우 적은 양(IC50)으로도 H7N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 CT-P27은 중국 환자로부터 분리한 2개의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해 IC50이 각각 2.38, 3.55 정도로 강력한 치료효과가 입증됐다. IC50은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50%의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데 필요한 항체 농도이며, 숫자가 작을수록 효과가 크다는 의미다.
셀트리온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 국가중점연구실과 함께 동물실험을 비롯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근 변이를 일으킨 중국 조류독감에도 효과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발생할 변이에도 작용하는 획기적인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CT-P27은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 침입할 때 쓰이는 표면 단백질인 혈구응집소에 결합, 바이러스를 무력화시켜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투해 분화하는 것을 막아준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와 공동으로 진행한 시험관 실험과 동물실험에서 지난 수십 년간 발생한 유행성 및 계절성 바이러스, 인간에게 전염된 적이 있는 조류매개 인플루엔자 대부분(H1, H2, H3, H5, H7 및 H9)에 대해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었다. 현재 영국에서 임상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앞으로 후속연구결과에 따라 영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인체임상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이라면서 "조류인플루엔자 대유행시 최초의 항체치료제로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진행될 연구결과에 따라 미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의 재난대비프로그램 대상 약제로 선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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