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건설인의 날인 18일 오후 5시 건설인들이 대정부 투쟁을 벌인다. 건설기업 노동자의 생존권 사수와 건설산업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18일 대형건설사 노조 등이 조합원인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은 이날 오후 5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정부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집회에는 건설기업노련과 건설노조 조합원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건설기업노련 관계자는 "정권은 바뀌었지만 4·1 부동산대책처럼 세금감면 등 혜택으로 경기부양을 일으키려는 정부에게 더 이상 투기정책이 아닌 올바른 산업정책을 통해 고통 속에 있는 건설회사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라고 설명했다.
건설인들이 가장 문제 삼은 것은 ▲최장시간 노동 ▲강매분양으로 인한 가계파탄 ▲임금체불사태 ▲일방적 임금 삭감 ▲인력구조조정 등이다.
먼저 노동시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다. 건설기업노련에 따르면 해외현장 근무자는 연 3749시간, 공공공발주(토목)현장 근무자는 연 3437시간, 건축·민간발주(토목)현장 근무자는 연 3150시간 일한다. 해외현장 근무자의 경우 실노동시간을 보면 일주일에 하루만 쉬고 하루 일 할 때 12시간 근무한다.
또 회사의 아파트 '강매분양'으로 가계 파탄에 몰리는 처지다. A사는 600가구(1800억원)B사는 300가구(1500억원) 등 건설사들이 회사 직원들에게 떠넘긴 물량과 액수만 수천억원대에 이른다. 건설기업노련 가입업체 중 부도된 기업의 아파트 강매물량만 1100가구다. 건설기업노련 관계자는 "회사가 직원 명의로 은해으로부터 거액의 중도금 대출을 받은 뒤 이자를 제 때 납부하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되고 가정경제가 파탄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임금체불도 종종 일어난다. 성원건설은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10개월 체불했고 우방은 8개월, 벽산건설은 6개월, 쌍용건설·삼안 등은 5개월 체불했다.
인력구조조정 현황도 많게는 직원들의 94%가량을 해고시킬 만큼 심각하다. 성원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700여명이었으나 660명을 조정하고 현재는 40명의 인원만 남았다. 우림건설도 400여명이던 인원의 절반 이상을 구조조정하며 현재는 140명만 남았다. 이외 풍림산업은 1000명에서 650명, 벽산건설은 600명에서 350명, 남광토건은 500명에서 330명, 삼부토건은 680명에서 570명, 삼안은 1600명에서 1200명, LIG건설은 310명에서 210명, 우방은 340명에서 70명으로 줄었다.
삼환기업 노동조합위원장인 홍순관 건설기업노련 위원장은 "건설의 날이라고 하지만 정작 건설인들은 행복하지 않다"면서 "정부가 이런 건설산업구조를 앞장서서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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