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더 이상 장외에서 쓸데없는 말 하고 싶지 않고,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
결전을 앞둔 수장의 뼈있는 한마디였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이 18일 오후 9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 마지막 8차전을 치른다. 8회 연속 본선 진출 여부가 걸린 경기다. 한국은 4승2무1패(승점 14)로 조 선두. 2위 이란(승점 13),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1)이 그 뒤를 쫓고 있다. 한국은 이란전에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본선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짓는다.
최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같은 장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전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이자,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경기"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동안 대표팀이 결과와 내용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내일은 멋진 마무리를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전체적으로 몸 상태나 선수들의 집중력은 상당히 좋다"라며 "과거 이란전을 보면 축구 외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했기에,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집중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베스트11에 대한 윤곽도 그렸다. 최 감독은 "곽태휘와 김남일 모두 90분 경기를 소화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라며 "미드필드나 수비 쪽에서 새로운 선수가 출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공격진은 걱정하지 않고 있다"라며 "전체 선수들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경기 당일 가진 능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지난 1년 7개월간의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시한부 감독으로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다"라며 "아쉬움도 미흡한 점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일 경기는 대표팀에 있는 여러 불안 요소를 걷어내고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최 감독은 최근 이란 대표팀과 주고받은 독설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앞서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 당시 지독한 텃세를 경험했다. 최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당시 받았던 푸대접을 거론하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비롯해 이란 선수단은 연일 한국을 향해 막말 수준의 독설을 퍼붓고 있다.
최 감독은 "장외에서 쓸데없는 말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라면서도 "내 얘기가 어떻게 전달됐는지는 모르지만 상대 감독도 분명 심한 말을 했다"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아름다운 경기는 내일 경기장에서 하는 것"이라며 "내일 그라운드에서 어떤 상황에 벌어질지만 보면 된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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