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이랜드그룹이 과장급 직원을 이랜드크루즈 대표로 전격 발탁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보직관행을 깬 파격 인사다. 능력이 탁월한 인재를 발탁해 육성하겠다는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랜드그룹은 '2001아울렛' 분당점 지점장 유병천 씨를 이랜드 크루즈 대표로 선임했다고 11일 밝혔다. 과장급이 대표자리로 발탁된 사례는 유 신임대표가 처음이다.
1970년생인 유 신임대표는 지난 1996년 이랜드에 입사한 뒤 교육팀과 2001아울렛 중계점에서 근무하다 일신상의 이유로 2002년 퇴사, 지난 2007년 재입사했다. 이후 2001아울렛 분당, 천호점의 지점장을 역임했다. 대표에 오르면서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 대표직은 차장직급에서 맡게 됐다.
이랜드 관계자는 "그룹 인사팀 임원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가 정기적으로 임원급, 지점장급과 만남을 갖고 있다"며 "이 자리에서 임원들이 유 신임대표의 능력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평소에도 레저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랜드크루즈는 그룹내 매출 비중은 작지만, 이랜드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신개념 관광사업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한강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인 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연계해 크루즈산업을 그룹내 차세대 성장사업군으로 키울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랜드는 지난 2011년 한강유람선 사업을 하던 C&크루즈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10월 이랜드크루즈로 개명했다. 지난해 매출은 103억5698만원으로 전년(96억3264만원)보다 8% 증가했다. 당기순손실도 전년 대비 5분의 1로 줄어드는 등 크루즈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파격인사는 성과와 능력을 발휘한 인재가 인정받고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파격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아울렛 지점장은 직급에 관계없이 이익성장에 따라 발탁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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