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 문화산업완성보증사업 올해 1000억원 돌파 전망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창조금융이 화두로 거론됐던 지난 3월. 기술보증기금 내부에서는 때아닌 독일 프로축구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놓고 진지한 논의가 이어졌다. 어느 창업자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운영방식을 국내에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는데, 기보의 보증연계투자를 이용할 수 있냐는 게 핵심 질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기보는 투자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보는 기술 뿐 아니라 문화, 소프트웨어까지 인지도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기보의 문화산업완성보증사업이 지난해 372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5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기보 관계자는 8일 "2009년부터 누적 실적으로는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기보의 문화산업 보증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하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7급 공무원’ ‘아이리스2’를 비롯해 ‘뿌리깊은 나무’, ‘아테나’, ‘대풍수’, ‘해운대연인들’이 기보의 지원을 받았으며 국산 3D애니메이션인 '다이노타임' 제작에도 기보의 자금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아이리스2의 지원액은 38억원으로 가장 많다.
기보가 문화산업 지원을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영화, 공연, 음악, 캐릭터, 게임 등 문화산업의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기술평가 지표를 별도로 개발한 게 계기가 됐다.
기보 관계자는 "기술평가 노하우가 쌓인 만큼 드라마 같은 문화콘텐츠사업의 평가모형을 구축하는 게 전혀 생소한 업무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화콘텐츠산업에 시중은행 등이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기보의 참여를 부추겼다.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들은 대체로 영세한데다 제조업과 달리 작품성, 흥행가능성 등 무형의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워 사업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기보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산업완성보증제도는 문화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출입은행 등이 공동참여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콘텐츠 완성 후 인도시 수령하는 판매대금이나 수익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금융지원 방식이다.
기보는 영화, 드라마, 공연, 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 분야를 11개로 세분화해 각 특성에 맞는 개별지표를 만들었다.
기보 관계자는 "프로젝트성 콘텐츠 제작과 문화산업전문회사 출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제작사의 업력이나 규모에 상관없이 우수 콘텐츠를 선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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