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남자 사격의 간판 진종오(KT)에게 바뀐 규정은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진종오는 6일 경남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13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남자 일반부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584점)로 본선을 통과한 뒤 8명이 겨룬 결선에서 201.0점을 쏴 197.8점을 기록한 전 국가대표 목진문(청원군청)을 3.2점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전날 50m 권총 우승에 이은 대회 2관왕이다.
국제사격연맹은(ISSF) 올해부터 결선 라운드를 대폭 손질했다. 60발을 겨뤄 결선에 오른 선수들이 추가로 10발씩 쏜 뒤 총점을 합산하는 대신 원점에서 다시 경쟁을 펼치는 '서든데스' 방식을 채택했다. 결선에 오른 8명은 처음 3발씩(회당 150초) 2회를 쏜 뒤 이후부터 50초에 1발씩 2발을 쏜다. 이런 방식으로 매 시리즈마다 최하위 1명씩을 탈락시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만큼 선수들의 부담은 훨씬 가중된 셈이다.
진종오는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ISSF 월드컵 국제사격대회 50m 권총에서 바뀐 규정에 처음 도전했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결선에서 73.9점을 쏜 뒤 슛 오프에서 8위에 그쳐 탈락하고 말았다. 명사수의 진가는 위기에서 빛을 발휘했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그는 이튿날 10m 공기권총에서 202.2점을 쏴 세르비아의 즐라티치 안드리야(199.6점)를 2.6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특히 경기 후반부인 15번째 발에서는 10.9점의 '퍼펙트 스코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상승세는 국내 무대에서도 계속됐다. 진종오는 이번 대회 50m 권총 결선 첫발에서 8.8점으로 부진했지만 6번째 발부터 연달아 10점대를 유지하며 선두로 나섰다. 15번째 발에서는 또 한 번 10.9점 만점을 쏘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10m 공기권총에서는 결선 6발까지 7위로 밀려 탈락위기에 몰렸지만 이후부터 평정심을 되찾아 역전에 성공했다.
진종오는 "사격을 워낙 좋아하고 경기 자체를 즐기다보니 기록이 잘 나오는 것 같다"며 "바뀐 규정이 재미있어 경쟁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긴장감을 이겨내야 하는 건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생각보다 빠르게 대처하는 방법을 찾았다. 특급 비밀이라 말할 수는 없다"라며 여유를 보였다.
진종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전남 나주에서 열리는 봉황기 전국사격대회에 참가한 뒤 다음달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막을 올리는 월드컵 사격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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