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 산하기관장들이 잇따라 도를 떠나고 있다. 강우현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의 사퇴 '해프닝'에 이어 이번에는 도 산하기관중 가장 큰 '경기도시공사'와 경기신용보증재단 수장이 한꺼번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장의 중도낙마에 따른 도덕성 논란과 함께 인사권을 갖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또한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됐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들 기관의 후임 기관장 인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재영 경기도시공사 사장(사진)은 최근 국내 최대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에 내정됐다. 이 사장은 국토부장관의 제청을 받아,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임명할 예정이다. 김태영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사진)도 농협중앙회 부회장으로 간다. 김 이사장은 오는 10일 열리는 농협중앙회 대의원회의에서 최종 선임된다.
이 사장은 임기를 1년가량 남겨두고 있다. 김 이사장은 올초 부임해 5개월만에 중도 퇴임하는 수장이 됐다. 특히 5개월만에 떠나는 김 이사장의 퇴임에 대해 인사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과 5개월만에 떠날 거였으면 애초에 이사장으로 내려오지 않았어야 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앞서 강우현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은 임기를 2개월 가량 남겨두고 지난달 중순 사표를 냈다. 하지만 인사권자인 김 지사는 강 이사장이 해야할 일이 많다며 사표를 반려했다.
이처럼 도 산하기관장들이 '줄줄이' 사직하면서 인사권자인 김 지사의 부담도 커졌다. 당장 후임자를 물색해야 하는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1년짜리 기관장으로 올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분석에 토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잇단 도 산하기관장들의 '중도낙마'로 김 지사의 '레임덕'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도시공사나 경기신보는 김 지사의 최대 핵심사업인 부동산, 중기지원과 이에 따른 일자리확충 등을 최일선에서 펼쳐온 도내 핵심 산하기관들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들의 중앙부처 이동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LH는 도내 58개 개발지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지역민 또는 자치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 경기도에 대해 잘 아는 이재영 사장이 LH사장으로 가는 만큼 갈등보다는 상생모드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섞인 전망을 내놨다.
LH는 올들어 의정부시 고산지구 개발 및 성남시 백현마을 재개발 이주단지 일반분양 전환 등을 놓고 자치단체와 갈등을 빚어왔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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