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프랑스 대통령 관저 '엘리제 궁' 소유 와인 경매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경매참가자들의 만족감과 달리 이번 행사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파리의 드호위오 경매장에서 열린 엘리제궁 소유 와인 1200병에 대한 경매 행사에 전세계 각국의 와인관계자들이 몰렸다.
15명이 전화로 경매에 참여했고 200명이 온라인 경매로 와인을 사들이기 위해 나섰다.
수입금도 첫날에만 39만9000달러에 달해 당초 예상금액 약 32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비싸게 팔린 와인은 1990년산 '페트뤼'로 7250유로(9400달러)에 낙찰됐다. 당초 3000달러의 판매가를 기대했지만 3배나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 와인의 일반적인 가격은 2000~3000달러 수준이다. 와인을 구매한이는 엘리제궁이 소유했다는 프리미엄을 6000달러 이상 지불한 셈이다.
경매 참가자들은 모두 만족한 모습이다.
최고가 와인을 사들인 중국 상하이에서온 판 동싱씨는 "와인을 살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중국으로 돌아가 낙찰받은 와인을 되팔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경매참가자들도 크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와인을 사들였다는 입장이다.
미슐랭가이드로부터 별 세개 평가를 받은 레스토랑 '라 페르골라의'수석 소믈리에인 마르코 레이타노씨는 "경매에 나온 와인들이 값이 뛰는 것은 흔한 일이다. 엘리제궁에서 관리도 아주 잘했다"며 만족해했다. 그는 이번경매에서 약 5만2000달러 어치의 와인을 사들였다.
경매에 내놓을 와인을 직접 정한 엘리제궁의 소믈리에인 버지니 루티도 "행사가 잘 진행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번 경매는 엘리제궁이 소유한 1200병의 와인을 판매하고 유명세가 낮은 새로운 와인을 사들여 그 차액을 정부 재정에 보태기 위한 행사였다.
버지니 루티 소믈리에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절에 한병에 2000~3000 유로짜리 와인을 행사를 위해 내놓을 수 없다"며 구입시 보다 값어치가 크게 높아진 와인들을 내다 파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비판가들은 정부가 재정위기를 빌미로 프랑스 역사의 일부분을 내다 팔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경매장 밖에 몰려온 시위대는 "우리는 올랑드 대통령의 와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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