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벤처캐피탈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활성화시키면 좀비기업이 생길 수 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창조경제와 기술금융'을 주제로 28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주최 금융투자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기술이 사업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금융'에 정부의 일방적인 지원을 하기 보다는 시장을 활발하게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벤처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두고 노력 중이지만, 자칫 이 자금이 잘못 공급되면 돈의 힘으로 버티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벤처투자와 관련해 현재 정부와 정책금융공사, 중소기업청 등의 투자재원이 2조5000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여기에 성장사다리펀드와 미래창조펀드 5000억원까지 더해지면 연간 1조20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 시장에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창조경제에 대한 지원이 아무리 활발하게 일어난다고 해도 투자 가능한 벤처 기업이 1년에 2~3배씩 나오기는 힘들다"며 시장규모에 비해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지원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 원장은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과 기술에 대한 사업성 평가 및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시장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벤처와 관련된 펀드의 규모를 늘리더라도 전문기업과 이에 맞는 인력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현 정부 내에서 이런 인력을 준비하고 갖춰나가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아나가는 것은 무리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웃소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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