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톤 입던 우즈도 총천연색으로 '체인지', 화려해진 골프웨어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이렇게 화려해도 돼?"
지난주 본지에서 소개한 캘러웨이골프의 신제품 드라이버가 512가지 컬러 옵션이 가능하다는 점에 깜짝 놀랐다면 이번에는 골프웨어에 다시 한 번 시선을 집중시킬 차례다. 무채색만 즐겨 입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까지 총천연색을 선택할 정도로 올 시즌 필드가 알록달록하다.
미국의 골프패션 전문가 마티 해켈은 "최근 골프패션에 군살이 빠졌다"며 "넉넉한 스타일이 통이 딱 맞는 사이즈로 바뀌었고, 골프화 끝에 닿을 듯한 길이도 발목 라인까지 올라가면서 좁아졌다"고 했다. "무엇보다 색상이 밝고 생생하며 경쾌해졌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먼저 우즈를 보자. 최종 4라운드에서 검정 바지에 붉은 색 셔츠를 입는 '우승 컬러'는 여전히 고수하고 있지만 1~3라운드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우즈의 소속사인 나이키골프는 우즈를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라고 표현한다. 감성이 예민해 의상 담당자가 아예 수행하면서 피드백을 점검할 정도다. '타이거 우즈 컬렉션'이라는 별도의 생산라인은 우즈가 실전에서 입는 옷만 골라 상품화시킨다.
해마다 옷이 편안해지는 까닭이다. 우즈가 공을 치기 전에는 늘 소매를 매만진 다음에 스탠스를 취한다는 점에서 올해는 어깨선을 무봉제 처리해 시접 느낌조차 없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컬러다. 한지원 나이키골프 홍보팀장은 "그동안 모노톤의 셔츠에 '선데이 레드 셔츠'가 유일한 포인트였다면 이번 시즌에는 강렬한 패턴과 밝은 컬러가 가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는 과거 우즈에게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오렌지색 셔츠가 등장했다. 지난달 마스터스에서는 연습라운드 때 살구색, 2라운드에서는 노란색을 포인트로 삼았다. 스윙할 때 우즈의 역동적인 모습을 강조해 카리스마를 확실하게 부각시키는 그래픽 디자인에 특히 공을 들였다. 우즈가 일찌감치 시즌 4승을 수확하면서 이제는 웨어 유행까지 선도하는 양상이다.
아디다스골프는 노란색을 대표 컬러로 내세웠다. 2주 전 열린 매경오픈 1라운드에서는 김비오(23ㆍ넥슨)와 홍순상(31ㆍSK텔레콤) 등 소속선수들에게 똑같은 노란색 바지를 입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마스터스에서는 소속 선수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더스틴 존슨(미국) 등이 같은 컬러의 옷으로 마케팅의 선두주자가 됐다. 푸마골프는 '신세대 아이콘' 리키 파울러(미국)가 이미 오렌지와 노란색 등 화려한 원색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여자선수들은 두말할 나위 없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 양수진(22ㆍ정관장)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에서 독특한 문양의 점프 수트로 장외화제가 됐다. 디자인과 색상이 골프웨어의 경계를 완전히 허문 새로운 패션이었다는 평가다. 이어진 KG-이데일리레이디스에서는 굵은 가로 줄무늬의 바지로, 3라운드에서는 큰 꽃무늬가 들어간 바지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신애(23ㆍ우리투자증권)는 핫핑크와 새파란 팬츠 등의 강렬한 색상에 몸매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섹시함에 포커스를 맞췄다. 색상은 눈을 통과해 뇌로 이어져 감성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색깔마다 주는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에 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밝은 색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직결된다"는 과학적인 분석도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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