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진보적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연구소인 '내일' 이사장을 맡았다. 그동안 야권에서 학자로서 여러차례 조언을 해왔지만 직접 현실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최 이사장은 2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인문카페 '창비'에서 열린 '내일' 창립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의 만큼 저한테 집요하게 그리고 열의를 가지고 민주주의를 배우고자 저를 대한 사람이 없었다"면서 "안 의원의 열정에 감동한 것이 이사장직을 맡게 된 중요한 계기"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시절부터 안 의원은 수차례 최 교수를 찾아가 직접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이 독일에 체류하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은 터라 일각에서 안 의원과 손 전 대표가 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에 최 이사장은 "손 전 대표와 인간적 친분으로 후원회장을 맡았고, 대선이 끝나면서 동시에 (후원회장은) 자연적으로 해소 됐다"면서 "공식적으로 손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것 없다"고 일축했다.
안 의원은 "손 대표와 인연은 최 교수님께서 설명하셨다"면서 "다른 어떤 고려 없이 최 교수님께 배우고 싶었고,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정책 네트워크에 최 교수의 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절박하게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평소 정당정치를 강조해온 최 교수는 '안철수의 신당' 창당에 대해 "제가 일을 시작하기 전이라 말할 수 없다"면서 "연구소의 일차적 할 일은 정치적 선택이나 실천의 기회가 되는 이론적 지식에 대해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현재 (신당 창당) 방향으로 나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그것이 현재 민주당과 관계는 앞으로 대면하고 판단할 문제지, 이를 목표로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도 '연구소 설립이 곧 정치세력화의 전 단계'라는 시선에 대해 우려했다. 안 의원은 "연구소는 정당이나 선거 인재풀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연구소는 우리나라 미래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만든 것으로, 6월에 창립기념컨퍼런스를 통해 연구소의 활동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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