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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걸린 몸에서 암세포 파괴 항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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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부산약학대 공동연구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 연구진이 항암 바이러스 'JX-594'가 암에 걸린 사람 몸속에서 암 세포를 없애는 항체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면역항체를 이용해 다른 환자를 치료할 수도 있었다.


황태호 양산부산대병원 감담도질환병원특성화센터·임상시험센터장과 김미경 부산대 약학대 연구원 공동연구팀은 JX-594가 암 환자의 몸속에서 면역 항체를 만들어 생존기간을 늘린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변종 우두 바이러스인 JX-594는 천연두 백신에 사용되는 우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한 것으로, 암에서만 증식해 암세포를 파괴하고 인체 항종양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항암 치료제다. 또 환자에게 정맥 투여해도 혈액을 따라 온몸을 돌다가 종양을 찾아 달라붙는 특성이 있다. 현재 미국 제네렉스와 녹십자가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간세포암 표준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후기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간암 말기 환자 30명을 저용량과 고용량 그룹으로 나눠 임상시험 한 결과, 저용량 그룹은 평균 6.7개월, 고용량 그룹은 평균 14.1개월 더 생존했다. 간암 말기 환자에게 기존 간암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의 생존 기간(평균 3개월) 보다 2~3배 길었다.

JX-594 투여를 중단해도 종양이 자라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연구팀은 체내에 면역 항체가 생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2006년 말 암 말기 진단을 받은 임상 환자 최모씨의 혈액에서 분리한 항체를 신장암 세포에 넣고 관찰했다. 그 결과 암 세포가 파괴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그동안 면역을 증가시키는 기전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연구팀이 JX-594 치료를 받은 환자의 혈액을 분석해 항암 항체 생성에 의한 면역 증가 기전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또 동물실험 결과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 자궁경부암에 걸린 토끼에게 JX-594를 투여하고 28일 뒤 항체가 포함된 물질을 추출, 이를 자궁경부암에 걸린 또 다른 토끼에게 투여했더니 종양 크기가 줄고 수명이 연장됐다.


황태호 센터장은 "항체 물질을 투여한 토끼는 암세포 생존율이 20% 이하로 떨어져 종양이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실렸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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