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지난해 납세자들에게 부당하게 세금을 부과해 징계를 받은 국세공무원이 220명에 이르는 등 과세당국의 '부실 과세'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부실과세 직원에게 '책임'을 묻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이와 관련해 문책을 당한 공무원의 숫자가 외부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은 6일 "지난해 직원들의 귀책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불복 사건 707건에 대해 개별 감사를 실시한 결과 133건이 직원들의 잘못으로 결론났다"며 "이와 관련된 직원 219명을 징계 조치했다"고 밝혔다. 100명 정도에게 징계 조치가 내려진 전년(2011년)과 비교하면, 부실 과세로 징계를 당한 직원의 숫자가 1년새 2배 이상 늘었다.
국세청은 매년 과세전적부심, 이의신청, 심사ㆍ심판 청구 등 납세자의 조세불복 청구가 받아들여(인용)지거나 조세관련 행정소송에서 국세청이 패소한 경우 과세경위, 법령적용, 쟁점 등을 면밀히 분석해 담당 공무원의 잘잘못을 가려왔다. 부실과세를 축소하는 것은 물론 부실부과에 대한 직원들의 경각심을 높이고 국세행정에 대한 납세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2005년부터 시행해 왔다.
국세청은 통상 상ㆍ하반기로 나눠 연 2회에 걸쳐 부실과세에 대한 개별 감사를 실시한다. 지난해는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감사가 이뤄졌다. 2011년 10월부터 2012년 6월까지 9개월간 인용 결정된 불복 사건 중 직원귀책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707건이 감사 대상이었다.
국세청은 이 중 20%에 가까운 133건에 대해 직원들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결론냈다. 귀책 사유가 있는 사건과 연관된 직원이 219명에 달했고, 국세청은 이들에게 견책, 경고 등 징계 처분을 내렸다.
최근 5년(2007~2011년) 불복 사건 중 국세공무원의 귀책 비율은 평균 7.4%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해는 이보다 2.5배 높아진 19%로 나타났다. 국세청 직원의 잘못으로 부실 과세된 사례가 줄어들기는커녕 점차 더 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조세전문가는 "220명이나 되는 국세청 직원이 징계를 받았다는 것은 과세당국의 부실 과세가 여전하다는 방증"이라며 "납세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해당 직원은 조사분야 업무에서 퇴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올해도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불복청구 인용사건에 대한 개별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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