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반도체 '맑음', TV 생활가전 '흐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전자를 마지막으로 국내 주요 전자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마무리됐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환율로 인한 악조건 등을 딛고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TV, 생활가전 사업에선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9일 국내 주요 전자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마감된 가운데 우리나라 5대 전자 부문 수출 품목인 스마트폰, 반도체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고 디스플레이는 선방, TV와 생활가전은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ㆍLG, 세계 스마트폰 1ㆍ3위 차지 '매우 맑음'=1분기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인 품목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은 총 6조5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 8조7800억원의 무려 74%에 달한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LG전자의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1분기 영업이익 1328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2배, 전년 동기 대비 4배에 가깝다. 한때 적자였던 영업이익률은 4.1%까지 높아졌다.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두 회사의 실적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LG전자 역시 영업이익률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맑음', 디스플레이 '흐리다 갬'=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1조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12.5%에 달한다. 세트 부문 수요가 줄어들며 시스템LSI 실적이 다소 나빠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 3170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11.4%를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PC용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모바일D램 및 멀티칩 패키지(MCP) 제품의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두 회사의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트 부문이 성수기로 진입하며 시스템LSI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SK하이닉스 역시 D램 가격의 상승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TV에 사용하는 대형에선 실적이 악화됐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사용하는 소형에선 좋은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1분기 디스플레이패널(DP) 사업에서 영업이익 7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31% 줄어들었다. 세계 평판 TV 시장이 역신장 하면서 대형 LCD가 수요 감소, 가격 하락의 이중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소형 OLED 사업에서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갔다.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151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순이익 역시 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TVㆍ생활가전 '흐림', 경기침체 직격탄=TV와 생활가전의 경우 1분기 모두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가 감소했고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TV와 생활가전, 의료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생활가전(CE) 사업부문은 1분기 매출 11조2400억원, 영업이익 2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3% 줄었고 영업이익은 67% 급감했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5조1724억원, 영업이익 298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겨우 면했다. 특히 TV 사업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0.7%로 하락한 TV 부문 영업이익률은 4분기 0.2%, 올해 1분기 0.6%를 기록하며 1%를 밑돌았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의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컨퍼런스 콜을 통해 시장 수요가 감소했고 실적도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만 밝혔다.
LG전자에서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분부는 1분기 영업이익 10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 하락했다. 생활가전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LG전자도 실적이 감소한 것이다.
2분기 역시 경기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TV와 생활가전 사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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