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17조 3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한 2차 정책질의를 갖고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관계부처 장관들을 상대로 추경의 적정성과 경기부양 효과 등을 집중 질의했다.
이런 가운데 예결특위는 추경 심사를 위한 계수조정소위원회를 구성했다. 소위위원장은 새누리당 소속 장윤석 예결위원장이 맡았으며, 새누리당에서 김학영 김도읍 유성걸 의원, 민주통합당에서 최재성 김춘진 박범계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조정소위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사흘간 회의를 열어 추경 세부 심사 및 조정 작업에 나선다.
이번 추경안은 심사기간이 촉박한 데다 경기부양을 위한 지출규모가 적어 지역구의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여야 의원들의 민원도 늘고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에서는 쪽지전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매년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쪽지예산이 늘면서 규모도 2011년 2000억원대, 2012년 4000억원대, 2013년에는 5000억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치권도 현재의 예산결산심사제도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알고 해법을 찾아왔지만 쪽지예산, 밀실심의의 지적을 피하지는 못해왔다. 26일 예결특위와 국회 예산정책처가 공동으로 개최한 나라살림 토론회에서도 여야 의원과 전문가들은 제도개선에 대한 총론에는 공감했지만 각론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박정수 교수(이화여대)는 현행 국회 예산제도의 문제점으로 거시적 관점에서의 예산심사 부재, 예결위원의 전문성 부족, 쪽지예산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총량심사제도 도입, 정부의 예산안 조기제출 및 예결위 계수조정심사내용의 공개 등을 제시했다.
이에 김학용 의원(새누리당, 예결위 간사)은 예산심사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도 소위원회 구성 등 기본적인 사항에 관해서는 국회규칙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계수조정심사의 투명성이 부족해 계수조정심사과정을 공개할 필요가 있지만 무제한적으로 공개하는 것보다 공개시기를 정하는 등의 제한 역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재성 의원(민주통합당, 예결위 간사)은 예결위를 상임위화 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대립되고 있다면서 재정총량위원회 설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성현 교수(인천대)는 쪽지예산, 지역구예산 등도 민의를 반영한다는 측면이 있다면서 무조건 비판적으로 보기보다는 절차의 투명성 및 해당 예산의 타당성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방문규 예산실장은 국회에서의 예산안의 수정규모가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는 등 국회 예산안의 심사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질적, 양적으로 크게 향상됐다면서 예산안 처리 법정기간이 지켜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기를 희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날 토론회 결과를 정리하여 국회예산·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 전달하여 심사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국회예산·재정개혁특별위원회 활동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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