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TE광대역화 시급한 과제다" vs. SKT·LGU+ "KT 인접대역 주면 불공정"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영식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주파수 경매를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주파수 확보는 더 빠른 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핵심재료. 무제한 통화로 음성수익을 포기하고 데이터 수익에 올인한 상황에서 주파수 확보는 각사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미래부가 경매로 내놓을 물건은 LTE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1.8㎓ㆍ2.6㎓ 대역. 문제는 1.8㎓가 어느 이통사의 품에 안길 것이냐다. 1.8㎓를 가장 원하는 곳은 KT다. KT는 이미 1.8㎓대역 전국망 LTE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어 바로 옆에 붙어있는 주파수 대역을 또 얻게되면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온몸으로 이를 막으려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공정성'을 내세우는 이상헌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 '효율성'을 주장하는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 3위 사업자를 위한 '차등성'을 요구하는 강학주 LG유플러스 정책협력담당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SKT = "공정성이 우선.. KT가 가져가면 경쟁사들 휘청"
SK텔레콤은 무엇보다 KT가 1.8㎓ 대역을 가져가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원하는 안은 "1.8㎓ 대역 경매에 SK텔레콤과 KT 참여를 아예 배제하고 LG유플러스에게 할당한다"는 것이다. KT에 대해 과도한 혜택이 부여된다는 논리로, 주파수를 공정하게 배분 하려면 LG유플러스에게 몰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1.8㎓에 보조 LTE 주파수를 갖고 있긴 하지만, KT처럼 인접대역에 붙여 광대역화를 꾀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상헌 상무는 "KT가 1.8㎓를 가져가면 일부 설비만 추가해 전국에서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어 사실상 공짜로 경쟁우위를 얻는 것"이라며 "이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심각한 경쟁열위에 처하게 될 것이며 결국 시장 이상과열과 소모적 보조금 경쟁에 내몰리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 KT = "효율성 추구해야.. 해외도 인접대역 우선할당이 원칙"
KT는 '효율성만이 살길'이라고 말한다. 김희수 상무는 해외 사례를 들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주파수 할당을 보면 인접대역을 포함한 광대역화를 정책의 기본원칙으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등의 사례를 보면 경매 설계시 인접대역 우선 할당 원칙을 명시했고 특정사의 기존 대역에 인접했다는 이유로 참여를 막은 사례도, 시장경쟁구도가 왜곡된 사례도 없었다는 것이다.
또 KT가 단숨에 경쟁우위를 가져간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김 상무는 "KT는 3사 중 가장 늦게 LTE 서비스에 나섰다"면서 "아직 KT는 타사처럼 주파수 두개를 활용해 LTE 속도를 높이는 멀티캐리어(MC)를 시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망이 구축되는 1~2년이 지나면 3사의 총 투자액은 비슷해진다”면서 “7조원 이상의 격차가 난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 LGU+ = "해외와 단순비교 안돼.. KT로 가입자 쏠림 막아야"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이런 위치를 역으로 이용해 '차등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SK텔레콤과 함께 "1.8㎓ 대역 경매에 SK텔레콤과 KT 참여를 아예 배제하고 LG유플러스에게 할당한다"는 안을 밀고 있는 것. KT의 독주를 막아 LTE 2위 자리만은 확실히 굳히겠다는 의지다.
강학주 상무는 "LG유플러스가 새 대역에서 광대역을 할당받게 되면 전국망 구축을 위해 새 투자를 해야 하지만, KT가 인접대역을 가져갈 경우 총 7조3000억원의 초과 수익을 가져가 투자비 불균형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LTE서비스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기 때문에 KT의 주장대로 유럽과 단순 비교는 금물이란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용자들의 판단 기준은 속도로, LTE가 시작된지 1년 8개월만에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절반이 전환한 것이 말해준다"며 "KT가 인접대역을 가져가면 가입자 쏠림현상은 반드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심나영 기자 sny@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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