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대책 이후 매매시장만 온도차 심한 것 아니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4ㆍ1부동산 대책의 취득ㆍ양도세 감면 적용시기가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되고 있지만 주택시장에서는 지역ㆍ형태별 온도차가 크다. 특히 6억원을 초과하는 중대형 주택은 찬밥신세로 내몰렸다. 전국에서 중대형 미분양이 가장 많은 용인 등 일부 지역에서는 경매시장에서도 소외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1일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내놓은 이후 중대형 주택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경기 용인, 고양, 파주 등 세 지역은 4ㆍ1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기도 평균 낙찰가율을 밑돌고 있다. 용인의 4월 평균 낙찰가율은 73.8%를 기록, 전 분기 대비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경기도 평균(78.3%)보다 4.5%포인트 낮은 수치다. 입찰경쟁률도 경기도 평균에 못 미치는 6.5대 1을 기록했다.
고양시의 4월 평균 낙찰가율도 75.86%로 경기도 평균보다 2.44%포인트 낮았다. 그 다음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은 파주의 평균 낙찰가율도 74.84%에 그쳤다.
이들 지역의 낙찰가율이 낮은 것은 중대형 미분양 주택이 대거 경매장으로 쏟아져나온 탓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용인에는 6442가구의 미분양주택이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미분양주택(7만4835가구)의 8.6%에 달한다. 이 중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3926가구로 집계됐다. 이어 고양 2925가구, 파주 2483가구의 미분양주택이 많았다.
이에비해 서울의 경우 4월 중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23일을 기준으로 77.65%에 달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며 용인 등지와 대조적이다. 평균 입찰 경쟁률도 지난해 이후 가장 높은 6.51대 1을 기록했다.
이번 대책의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는 강남 3구의 경우 78.14%를 기록,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서울 평균 낙찰가율을 뛰어 넘었다. 입찰경쟁률도 전 분기(6.1대 1)보다 높은 7.14대 1을 보였다.
경기도 또한 4ㆍ1대책이 부동산 경매 시장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기도 아파트의 4월 평균 낙찰가율은 78.3%로 전 분기(75.57%) 대비 2.73% 상승했다. 평균 입찰경쟁률은 6.5대 1로 지난해 2분기 4.77대 1로 저점을 찍은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경매도 일반 매매시장 분위기를 반영하기 때문에 미분양 주택이 많으면 경매 낙찰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미분양은 인근 지역의 아파트가격 뿐 아니라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번 대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미분양주택을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일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세금감면 법안은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으며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올해 말까지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인 신규ㆍ미분양, 1가구 1주택자의 주택을 매입하면 향후 5년 동안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받는다. 또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가구가 올해 말까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경우 면적에 상관없이 취득세가 전액 면제된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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