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2615억달러. 지난해 한국 시장에 유입된 유럽의 돈이다. 유로존의 재정위기로 역외 투자 여력을 잃었던 유럽이 지난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증가율을 13.6%까지 늘렸다. 유로존의 경제가 더디지만 회복세를 되찾고 있다는 의미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 대한 지역별 외국인 투자 증가율은 중국(30.8%)과 중남미(24.6%)·중동(23.0%)·EU(13.6%) 순으로 높았다. 불과 1년 전인 2011년 EU의 한국 대상 투자가 마이너스 7.8%까지 줄었던 점을 고려하면, EU 지역의 경제체력이 제법 회복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금액 기준으로는 유럽에서 투자된 자금이 가장 많다. 미국(2601억달러)에서 유입된 금액은 EU의 투자 규모를 약간 밑돌았다.
유럽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 역시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EU지역에 985억달러를 투자했다. 투자는 19.4% 증가했고, 금액으로는 대미 투자(1090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컸다.
우리나라는 이 기간 영국 파운드화에 대한 투자를 27.0% 늘렸고, 유로화에 대한 투자 역시 21.8% 확대했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 이정용 과장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완화되면서 해당 지역과 통화에 대한 투자가 늘었고, 유럽에서도 대외 투자 여력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과장은 다만 "2011년의 투자가 급격히 줄었다 회복되면서 일부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면서 "통화가치 절상에 따른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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