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 10명 중 4∼5명은 자살을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폭력 피해학생 10명 중 3명은 학교폭력을 경험하고도 부모나 교사, 전문가 등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사단법인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이 전국 초·중·고생 5530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학교폭력 피해율은 2011년 18.3%에서 지난해 12.0%로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 가운데 고통을 느꼈다는 응답률은 같은 기간 33.5%에서 49.3%로 높아졌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 중 44.7%는 자살까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1년 31.4%보다 13.3%p 급증한 수치다.
학교폭력을 당한 뒤 복수충동을 느꼈다는 응답률은 70.7%였고, 20.7%는 하루에 1번 이상 복수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의 유형으로는 '욕설·모욕적인 말'이 27.3%로 가장 많았고 '폭행'(18.0%), '협박·위협'(13.9%), '괴롭힘'(13.2%), '집단 따돌림'(12.5%) 등이 뒤를 이었다.
학교폭력을 당한 장소는 교실이 절반을 차지했다. 사이버폭력을 당했다는 응답률은 2011년 1.8%에서 지난해 4.7%로 크게 늘었다.
학교폭력을 당하고도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학생은 33.8%에 달했다. 또 학교폭력 목격 학생 중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피해 사실을 보고도 모른 척했다.
청예단 이유미 학교폭력SOS지원단장은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학교 등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못 받기 때문"이라며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온·오프라인 설문을 통해 전국 16개 시·도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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