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후 첫번째 국제무대에서 신고식을 치르고 돌아온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잇따라 참석한 이후 귀환하는 것이다.
그동안 기재부는 현 장관의 활동 성과 자료를 10여건 내놓았다. 제이콥 류 미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면담 등을 통해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문제점을 피력했다고 소개했다. 또 G20 재무장관 회의가 끝난 뒤에는 일본의 양적완화 목적이 디플레 탈피와 내수회복에 있다고 명기해 환율정책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했고, 선진국의 양적완화 조치가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고 자평했다. 22일에는 G20에서 엔저를 용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앞서 설명한 성과를 다시 전하기도 했다.
현 부총리가 짧은 일정동안 많은 회의와 각국 재무장관들과의 양자면담을 통해서 우리 경제 상황을 알리고, 일본의 양적완화를 견제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알린 것은 사실이다. 이를 통해 G20 공동선언문에 우리나라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담아 낸 것 역시 성과라 할만하다.
하지만 지나친 아전인수식 해석은 금물이다. 확대해석해서 안이한 대처를 하거나 과대포장을 통해 국민의 눈을 속이려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가 주장한 내용이 실효성이 있다면 일본은 당연히 불만을 토로해야 하지만 일본의 반응은 정반대다. 기재부가 강조한 문구 이전에 G20은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동선언문에는 강력한 성장과 지속가능성, 균형을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했다.
또 기재부가 '환율정책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한다'고 해석했던 문구는 '양적완화에 대한 용인'으로 비쳐졌다. 외신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국제적인 이해를 얻으면서 적절한 통화정책 수행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향후 2년간 양적·질적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도 이에 반응해 엔저가 추세가 지속됐다.
결국 기재부의 해석은 우리만의 해석이었던 셈이다. 새 정부ㆍ새 부총리에 대한 충성심의 발현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규모 추경을 진행하는 위기 상황인 만큼 현실을 바로 보고, 국민들에게 바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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