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쯤 선임될 듯...청 인사영향력 행사설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인선이 지연되고 있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이르면 5월 중순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DI 원장 자리는 지난 2월17일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두 달 넘게 공석인 상태이다. 사회인문 분야 출연 연구기관을 총괄하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 3월29일 공석이 된 KDI 원장 등 5명의 연구기관장을 선임하기 위해 4월 초에 공모 공고를 내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공고를 하지 않아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상철 경영지원실장은 22일 "조만간 신문 등에 공고를 할 예정"이라며 "여러 가지 절차가 있는데 이 절차를 마무리하고 원장을 선임하는 데 시간이 걸려 5월 중순쯤이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모 이후 응모가 마무리 된 이후 심사위원회가 꾸려진다. 심사위원회는 외부 인사 4명과 내부 5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심사위원회에서는 제출된 응모 서류와 인터뷰 등을 통해 이를 3배수로 줄인다. 3배수로 추려진 사람들은 청와대 인사검증을 받기 위해 청와대에 명단이 제출된다. 청와대는 이들에 대해 병력과 금융거래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증작업을 벌인다. 이후 문제가 없으면 다시 3명은 이사회로 회부되고 이사회에서 이들 중 1명을 선임한다. 선임된 1명을 최종적으로 이사장이 임명하는 절차를 따른다.
이번 공모는 짧게는 4주에서 길게는 6주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검증에서 문제가 제기됐을 경우에는 또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청와대 인사검증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이른바 '낙하산 인물'을 뽑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문제는 복잡해 질 것으로 보인다.
KDI의 한 관계자는 "공모가 왜 늦어지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하다"며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의사결정에 문제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의 한 교수는 "기관장 인사는 심사위원회,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등 절차를 따르는데 최종적으로 청와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원장 공모가 늦어진 배경에는 이런 의중도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원장 공모를 진행하는 곳은 KDI를 비롯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조세연구원, 산업연구원, 통일연구원 등 5곳이다. KDI 외에 다른 연구기관들도 길게는 3개월 이상 공석 상태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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