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회사 어렵다고 몇 푼 안 되는 기부금부터 줄이나.."
내수시장에서 수조원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GM과 르노삼성 등 외투기업들이 지난해 기부금 등 사회공헌활동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내수시장 침체 등으로 회사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놨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각각 기부금으로 12억4108만원, 2328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GM은 지난 2010년 기부금 항목으로 48억5837만원을 지출했으나 1년만에 기부금 규모를 4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르노삼성 역시 2010년 3억2914만원에서 11분의 1로 줄였다. 반면 쌍용차는 적자기조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액수를 전년 동기 대비 46% 이상 늘렸다.
한국GM측은 기부금을 줄인 배경으로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적자전환을 들었다. 이 회사의 2012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5조949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402억원, 당기순이익은 -108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노사가 벌이고 있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재무제표에 미리 반영한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 판매와 관련한 항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비용을 줄였다"며 "기부금 항목이 줄어든 것도 비용절감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2150억원에서 1721억원으로 줄였고, 쌍용차의 영업적자 규모 역시 같은 기간 1060억원에서 990억원으로 감소했다.
외투기업의 인색한 기부금 등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수조원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들이 영업적자를 이유로 기부금을 앞 다퉈 내리는 행위는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외투기업들이 한국 토종기업에 비해 기부 등 사회공헌활동에 소극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기부금을 비용으로만 인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근거 찾기에만 골몰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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