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핵심 지원부서 중심 41명 인력감축, 복지부서 인력 강화...팀장도 핵심 실무담당, 수십 년 관행 ‘서무주임제’ 폐지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강동구(구청장 이해식)가 복지중심·현장중심으로 인력을 전면 재편한다.
구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대대적인 자체 조직진단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인력을 조정하고 가용인력을 확보, 복지 등 대민업무 인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구의 이번 인력 재편은 심각한 인력난에도 재정여건이 어려운 구의 형편상 인건비 증가가 수반되는 인력충원도 여의치 않은 현실에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복지업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원부서 인력 감축...동 주민센터, 복지부서 등 현장 복지인력 대폭 강화
구는 이번 자체 조직진단으로 아래로부터 깊이 있는 의견수렴을 거친 결과 총무 감사 등 전통적 핵심 지원부서를 중심으로 ‘불필요한 일 줄이기’ 등을 통해 인력을 감축, 총 41명의 가용 인력을 확보했다.
이는 최근 복지업무 폭증에 따라 감당할 수 없는 업무에 시달리는 복지부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다른 부서들도 인력이 부족하지만 고통분담의 차원에서 전 직원이 적극 동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구는 당초 조직진단 결과를 7월 정기인사에 반영, 복지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사업부서와 동 주민센터에 이들 인력을 전면 재배치할 계획이었으나 복지직과 기타 사각지대에 놓인 직원들의 고통을 감안, 이들의 즉각적인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19일 인력 재배치를 단행하기로 했다.
구는 복지수요가 많은 강일동 2명을 포함, 동별 1명씩 총 19명의 복지인원을 4월중 동 주민센터에 우선 충원하며, 5월중 복지도우미를 추가로 선발, 복지수요가 높은 강일동, 명일1동, 성내2동, 천호1·2동에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또 행정수요가 많은 강일동 등 4개동에는 행정기능직 4명도 충원한다.
이와함께 사회복지과 가정복지과 어르신청소년과 등 복지수요가 급증, 인력부족이 시급한 구 복지부서에도 4명의 복지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구는 이 같이 조직진단을 통해 확보한 41명의 가용인력 중 동 주민센터와 구 복지부서에 19일 27명의 인력을 우선 배치하고, 나머지 14명은 7월중 CCTV관제센터 등 구민을 위한 신규사업 등을 위해 재배치, 늘어가는 행정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해 나갈 방침이다.
◆동 복지센터로 업무· 인력구조 전면 개편
구는 조직진단으로 인해 창출한 가용인력을 동 주민센터에 전진 배치하는 한편 동 주민센터 업무를 복지행정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구는 기존 ‘행정민원팀’과 ‘주민생활지원팀’을 ‘행정팀’과 ‘복지팀’으로 변경, 일반 행정업무는 물론 복지업무를 제외한 청소·수방·제설·마을기업·승용차요일제 등 모든 업무를 행정팀에서 수행하고 복지팀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의료급여대상자 관리, 장애인·노인·청소년·여성복지 등 복지업무만 전념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구는 모든 일반 행정업무의 행정팀 이관에 따른 행정팀의 업무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민원수요가 많은 강일동, 암사1동, 천호2동, 길동 4개 동 주민센터에 시범적으로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하고, 향후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각 팀장에게도 고유업무를 부여하도록 해 인력부족 현상을 완화시킬 계획이다.
행정팀장은 행정팀 업무 총괄관리는 물론 경로잔치, 척사대회 등 동 주요행사와 동정업무계획, 직능단체 관리 등을 직접 담당하고, 복지팀장은 복지팀 업무 총괄관리와 함께 노인복지, 청소년복지, 동 중심 지역복지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하도록 했다.
◆2016년까지 총 28명의 사회복지직 연차적 확충
구는 단기적으로는 이와 같이 가용인력을 지속 확보, 복지업무로 집중 지원하며 장기적으로는 정년퇴직 등으로 자연감소하는 행정직 또는 기능직 인원을 사회복지직으로 채용, 복지팀에 근무하고 있는 행정직 등 대체인력을 사회복지직으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구는 오는 2014년 8명, 2015년 12명, 2016년 8명의 사회복지직을 신규 채용, 2016년까지 총 28명의 사회복지직을 연차적으로 확충, 현재 73명의 사회복지직 인원을 100명 이상으로 끌어 올려 복지담당 직원들의 과중한 업무부담을 경감하고 수요자 중심의 찾아가는 복지행정을 펼칠 방침이다.
◆팀장도 핵심 실무 담당, 수십년 관행‘서무주임제’폐지로 조직생산성 증대
강동구는 조직 효율화를 위해 이번 4월 인력재배치 시 기존 6급 팀장도 업무 담당자로 전환, 핵심 업무를 직접 수행토록 할 방침이다.
지난 1998년 정부의 지방행정조직 개편으로 조직의 효율성과 유연성 확보를 위해 '계'제가 폐지됐으나 직무(기능)중심으로 조직을 전환한 취지와는 달리 ‘6급 팀장’은 여전히 기존 ‘계장’ 역할과 다름없이 계선의 관리자로서 ‘검토자, 조정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복지업무의 증가와 주민 행정서비스의 수요 확대로 업무량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이나 증원 한계로 실무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고 여기에 근속승진제도 개선에 따른 평주사 증가 등으로 인력부족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구는 현재 ‘검토자’로 인식되고 있는 팀장 역할을 실무와 관리능력을 겸비한 ‘실무형 중간관리자’로 전환하여 효율적으로 조직을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서장이 소속 팀장 소관업무를 전면 재조정, 팀장도 부서내 핵심업무를 직접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구는 행정경험이 많은 6급 팀장이 팀의 핵심업무를 직접 수행함으로써 부족한 실무인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6급 팀장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십년 관행‘서무주임제’전면 폐지
이와 함께 구는 ‘서무주임제’를 폐지한다. ‘서무주임’은 보통 근무경력이 오래된 7급 직원이 고유 업무가 아닌 부서장과 부서원 지원 등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으나, 관행적으로 부서마다 서무주임과 서무가 있고 국별 국 서무주임까지 별도로 지정돼 있어 구는 이를 행정력 낭비로 판단, 이를 폐지하고 이들에게 부서내 핵심 주요업무를 수행토록 한 것이다.
기존 서무주임이 담당하던 각종 보고자료와 회의자료 작성 등 행정업무는 전 부서원들이 나누어 처리할 계획이다.
◆혁신을 통한 업무 경감 추진
구는 이와 함께 회의자료 간소화, '한 장 보고제'도입, 업무일몰제 지속 실시 등 불필요한 업무를 과감히 줄여가는 한 편 팀 신설과 통폐합 등 탄력적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동 주민센터에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 행정인력을 최소화하고 이들 역시 현장 중심 복지 업무에 투입할 예정이다.
◆재정부담과 인력부족을 가중시키는 현행제도, 중앙정부에 제도개선 건의
강동구는 이번 조직진단으로 서무주임을 중심으로 한 지원부서 인력 감축, 검토 업무를 주로 수행하던 6급 팀장의 ‘실무형 중간관리자’로의 전환, 비생산적인 업무의 지속 발굴을 통한 업무일몰제 등 조직혁신을 통해, 작지만 능력 있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이번 자체 조직진단을 통한 가용인력 확보와 인력 재배치는 조직 효율성을 높여 능력 있고 탄력적인 조직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는 바로 주민 복지수준 향상으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