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제2금융권 콜차입 규제 등 영향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올해 1·4분기 기관간 환매조건부매매(Repo) 거래 금액이 1100조원을 돌파했다. 증권사 콜차입(콜머니) 규제 정책이 안정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투명성 강화로 연기금의 직접거래, 증권사 일임형 펀드거래, 머니마켓펀드(MMF) 자금 유입 등이 증가한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관간 Repo 거래금액은 110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825조원보다 33.5% 증가했다.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거래잔액 또한 1분기말 26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21조원 대비 26.7% 늘었다.
국내 기관간 Repo시장은 중개회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기관간 Repo 거래잔액(26조6000억원) 가운데 79.9%인 21조3000억원이 중개기관을 통해 체결됐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직거래로 이뤄지는 장기 외화 Repo거래를 제외한 원화 Repo거래 22조2000억원 가운데 96%를 차지하는 높은 수치"라고 짚었다. 현재 Repo 중개기관으로는 한국자금중개 등 4개사가 참가 중이다.
기관간 Repo거래의 매입통화별 거래잔액은 1분기말 기준 원화가 22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17조1000억원 대비 약 5조원 증가했고, 외화는 원화환산기준 4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원 대비 약 5000억원 늘었다. 따라서 전체 기관간 Repo 거래잔액 증가분(5조6000억원)은 원화거래 상승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거래에 사용된 담보증권은 국채가 45.5%를 차지했다. 이어서 특수채(18.8%), 은행채(11.7%)등이 사용됐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2011년 상장지수펀드(ETF), 지난해 개별주식을 Repo 거래에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해 제공 중이나, 올해 1분기 현재 ETF가 전체 증권의 2.1% 정도에 불과해 아직까지 채권 외 증권의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1분기 말 거래 잔액을 기준으로 Repo매도(자금 조달)는 국내증권사(34.9%). 국내증권사 신탁(24.9%)이 주도했고, Repo매수(자금 운용)는 국내증권사 신탁(26.1%), 자산운용사(24.6%) 등이 앞장섰다.
가장 활발한 Repo업무 참가 업종은 증권회사로,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분기 말 기준 증권을 Repo매도해 9조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2금융권의 단기자금조달을 기관간 Repo시장으로 유도하고자 한 정부 정책의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증권회사 신탁의 경우 투자자의 만기보유목적 증권을 신탁받아 Repo 매도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신탁받은 자금을 Repo 매수로 운용하는 등 Repo 매도와 매수 양 측에서 모두 활발하게 참가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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