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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3대孫이 "CEO 싫다"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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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안락의자 '스트레스리스'만든 에코르네스의 아베 R&D총책임자
"대표이사보다 R&D(기술개발)가 더 중요"

창업주 3대孫이 "CEO 싫다"한 까닭 자사가 만든 안락의자 '스트레스리스'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아베 에코르네스 R&D 총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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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순드(노르웨이)=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대표이사(CEO)보다 기술개발(R&D) 총책임자가 이 회사에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창립자의 손자임에도 이 직을 수행하는 이유죠. 경영은 전문 CEO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올레순드의 제품 쇼룸에서 만난 아베 에코르네스(Arve Ekornes) R&D 총책임자는 창업자의 3대 후계자임에도 CEO가 아닌 R&D를 맡고 있는 것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CEO라고 아들도 당연히 CEO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분이 없으며, 그의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이 12%를 보유한 에코르네스의 대주주다.

에코르네스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의자 '스트레스리스(Stressless)'의 제조회사로 연매출만 5500억원 규모다. 노르웨이 안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기업이다. 스트레스리스는 등받이를 뒤로 젖힐 수 있는 안락의자(리클라이너)의 시초가 된 제품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써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대당 300만~5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국내서 지난해 14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이런 저력은 '기술력'에서 나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의자 R&D에만 20명의 연구인력이 매달려 있다. 단순해 보이는 의자 하나에 적용된 기술만 10가지가 넘는다. 아베 씨는 "사용자에게 꼭 맞는 편안함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다"며 "타사의 리클라이너가 레버나 리모콘으로 조작해야 하는 것과 달리 스트레스리스는 앉는 순간 개인의 자세나 체형에 맞게 의자가 움직여 최적의 각도를 맞춰준다"고 말했다. 이 의자가 리클라이너의 '원조'로 불리는 이유다.

에코르네스는 다른 회사에 비해 인건비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1인당 평균 연봉이 400만 크로네(한화 8000만원)로 동종 평균대비 10~20% 높다. 전부 노르웨이 인력을 쓰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동유럽으로 갈 생각은 아직 없다. 그는 "롤스로이스도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기꺼이 그 비용을 낸다"며 "노르웨이 외의 곳에 공장을 세우면 가격은 하락하겠지만 브랜드 가치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그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의 비중은 아직 5%에 불과하지만, 한국시장의 경우 매년 30%씩 매출이 증가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유지, 권위와 품위를 중시하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3대를 이어온 기술 중시 경영이 과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아베 총책임자의 다섯 자녀 중 맏딸은 에코르네스에서 애프터서비스(AS) 매니저, 둘째 아들은 생산라인에 근무하고 있다. 아베 씨는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셋째 딸을 합해 3명 중 1명은 내 뒤를 잇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20년을 근무한 지금도 여전히 R&D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다"는 그의 말에서 세계적 명품가구를 만든 저력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지은 기자 leez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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