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대한신생아학회·삼성서울병원 주축
-한국 신생아 네트워크(KNN) 15일 공식 출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몸무게 1.5kg 미만으로 태어난 극소 저체중아 생존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민-관 공동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된다.
국립보건연구원과 대한신생아학회는 삼성서울병원을 중심 연구기관으로 한 전국 단위의 '한국 신생아 네트워크'(Korean Neonata Network, KNN)를 15일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KNN은 출생할 당시 체중이 1.5kg 미만인 극소 저체중아를 등록시켜 출생 후 3년까지 추적·관리한다.
이번 사업은 총 5년 계획으로 추진된다. 초기 3년 동안 9억8000만원을 투자해 웹 기반 등록 시스템을 갖추고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한국형 신생아 집중 치료법을 개발하는 단계로 이뤄진다. 최종 목표는 극소 저체중아의 생존율을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kg 미만 극소 저체중아 수는 지난 1993년 929명에서 2011년 2935명으로 3배 이상 급격히 증가해 국가적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18년간 우리나라 연 총 출생아 수는 72만명에서 47만명으로 34% 가량 줄었지만, 산모의 고령화와 불임 증가 등으로 인해 저체중 출생아 수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극소 저체중아는 패혈증 등 여러 중증합병증을 동반해 신생아 사망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성장 발달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킨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은 2000년대부터 신생아 집중 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일부 병원에서 극소 저체중아와 초극소 저체중아(1kg미만) 생존율이 각각 83%, 60%로 보고되고 있으나, 전국적인 진료 수준은 전체 평균 85~89%에 이르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밑돌고 있다.
네크워크 구축 연구책임자인 박원순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국내 극소저체중아를 살리기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는 전국 단위 현황 파악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공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우리의 실정에 가장 적합한 새로운 한국형 신생아집중치료법을 개발하면 신생아 치료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보건연구원과 대한신생아학회는 15일 오후 5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세미나실에서 과제 발대식을 연다. 이 자리에는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비롯해 조명찬 국립보건연구원장, 배종우 대한신생아학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조명찬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극소 저체중아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등록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국가 보건통계 자료와 예방관리 대책 수립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고위험 신생아의 생존율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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