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국GM 노사가 구형 크루즈 부분변경 모델 개발 계획을 놓고 맞붙었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과 팀리 GM해외사업부문 사장이 크루즈 부분변경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생산물량을 보전하겠다고 밝힌지 한달여 만이다.
양측간 갈등의 핵심은 부분변경 폭이다. 회사측은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크루즈 터보 모델이 구형 크루즈의 부분변경 모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는 라인업을 추가하는 것일 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부분변경 모델으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출시될 한국GM 크루즈 부분변경 모델이 일부 부품만 교체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부분변경 모델이 아닌 '부품변경' 모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배경이다.
회사측이 부분변경 모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크루즈 터보'는 기존 크루즈 모델에 이미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1.4ℓ 터보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더욱이 외관은 '범퍼'를 교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회사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는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는 양상이다.
부분변경 모델은 신차 효과가 끝난 차량의 판매대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디자인과 편의사양 등을 일부 변경한 차량이다. 일반적으로 완전변경 모델 출시 전 판매대수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이른바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라고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산물량 이전, 신차 부재 등과 관련한 일시적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보여주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회사측이 국내 생산 크루즈에 대한 개발비를 추가 투입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주장이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에 크루즈 후속 모델 출시를 앞두고 군산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할 크루즈 부분변경 모델에 추가로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며 "상반기로 예정됐던 부분변경 모델 출시 시기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팀리 GM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앞서 밝힌 국내 공장 생산계획에 대한 불신의 골도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팀리 사장은 지난 2월 신형 크루즈 생산에서 배제된 군산공장에서 기존 크루즈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계속 생산할 방침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회사측은 "준중형 차급이 중요한 세그먼트인 만큼 앞으로도 구형 크루즈 부분변경 모델을 생산, 판매될 것"이라며 "신형 크루즈가 아닌 현재 생산되는 차종에서 업그레이드된 개선제품"이라고 언급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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