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
경기침체에 세금 덜 걷혀
국가재정 빠른 속도로 악화
박근혜 '증세불가' 성공 의문
[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 2012회계년도 국가결산결과는 국가재정이 악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급격히 악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세금은 당초예상보다 덜 걷히고 미래에 정부가 부담해야 할 '의무적 부담'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덜 걷힌 세금 2조7000억원= 지난해 세입은 282조4000억원으로 예산보다 3000억원 덜 걷혔다. 특히 세외수입은 늘었는데 국세수입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쳐 2조7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양극화에 따른 내수침체와 경기부진이 주요인이다. 부가세가 예산보다 1조1000억원, 개별소비세가 7000억원이 덜 걷혔다. 지난해 세입규모는 전년대비 11조9000억원이 늘어났다.
세출은 274조8000억원으로 예산대비 95.4%를 집행했다. 전년대비 15조8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각종 기금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는 18조5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국민연금(33조6000억원)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흑자(35조9000억원)덕이다. 정부의 실질적인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대상 재정수지는 17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경기부진으로 국세수입이 감소하고 재정조기집행 등으로 지출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국가채무급증=재무제표상의 국가채무가 전년대비 128조9000억원 급증했다. 세수결손을 충당하기 위해 발행한 국공채와 차입금이 23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충당부채 등 발생주의 부채가 105조7000억원이 늘어났다. 공무원과 군인 등에 지급해야 하는 연금충당부채가 342조1000억원에서 436조9000억원으로 94조8000억원이 증가한 것이 주요인이다. 이 금액을 정부가 다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지난해 공무원연금은 모두 8조8000억원이 지급됐다. 개인기여금 3조3000억원과 정부부담금3조8000억원에 부족한 금액 1조7000억원은 정부가 일반회계보전금으로 매웠다. 63%를 정부가 부담했다. 당장 지급해야 할 돈은 아니지만 정부가 부담해야 할 액수가 엄청 늘어날 것은 뻔하다.
기대여명이 60세 남자기준으로 5.4세 늘어나고, 지급예정 금액을 현재가치로 나눌 때 쓰는 할인율이 낮아지고 20년을 근속하지 않은 직업군인들도 20년 이상 근속해 연금을 받는 것으로 산출방법을 고쳐 연금충당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발생주의 부채는 미래 정부가 부담해야 할 재정수요를 미리 반영해 대비하라고 마련한 것이다. 고령화와 복지확대에 따른 공무원 수 증가 등을 고려할 때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해결 할 방법이 없다=문제는 이 같은 재정악화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미 대통령선거공약에 따른 재원이 135조원에 달하고 미래를 예상한 정부 충당부채도 105조원이 넘게 늘어났다. 경기악화 등으로 세수가 올해만도 이미 12조원이 결손난 상태다. 박근혜대통령의 '증세불가' 지시로 새로운 세목신설이나 세율인상은 꿈도 꾸지 못하는 정부다. 어디서 부족한 재원을 채울 수 있을 지 궁금할 따름이다.
최창환 대기자 choi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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